2012.05.24 23:32:46 조회9676
그리스가 세계의 왕이다?
정말 그리스가 전부일까? 그리스가 제아무리 유로존 회원국이고 대외 부채가 문제된다고 해도 유로존 내에서 가장 작은 국가 반열에 불과하다.
그런 그리스의 위협에 전세계가 놀아난다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말이 안 된다. 이번에는 전직 총리의 요상한 발언으로 시장이 크게 출렁 거렸다.
핵심을 보면 납작 엎드려 살려 주세요..라고 해야 하는데 자국민들이 왜 그래야 하는지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공무원들 그나마 다니는 직장 안 짤리고 월급 받으려면 해외 원조가 절실한데 딴청부리고 있으니 답답하다는 말이다.
확률적으로 낮다는 전제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에 대해 준비를 금융권과 당국이 하고 있다는 말을 했고 이게 악재가 되었다.
뭐야... 지금 이 것 안하고 있었다고 믿는 주체가 있었을까? 그리스가 요란하게 떠들어대는데 그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것이 뭐 그리 대단한 뉴스라고 떠들고 흔들어대는지...
증시는 마치 이번 재료가 리먼사태 같은 충격에 빠질 것 같이 반응을 한다. 실제 외국인이 저리 내다 팔고 있으니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있다. 주식시장만 요란하다는 것이다. 외환시장을 보자. 외환시장의 경우 2008년 금융 위기가 나타났을 때 언달러 환율 기준으로 무려 50%나 급등을 했었다.
8월 이 후 한달만에 15% 급등하고 이어서 연일 상승하더니 11월에는 50% 상승폭을 채웠다. 그 기간 외국인의 매도는 12조원 정도 되었다.

작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위기설이 불거졌을 때 8월 3% 가량 상승한 후 9월 추가로 12% 가량 움직여 총 15% 정도 상승했다. 당시 외국인의 순매도는 두 달간 6조원 가량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특이한 형태를 보인다. 5월 증시가 폭락하는 가운데 환율의 상승폭은 4% 가량이다. 4월부터 따져 봐도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5월 외국인이 3.3조원 가량 매도를 했는데 환율의 상승폭이 지나치게 미미한 수준이다.

어떤 의미일까? 지금의 장세 자체가 경기와 무관한 이벤트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판단을 외국인이 하는 것 같다.
3.3조원 정도면 30억 달러 가량 된다. 채권시장에서의 변화까지 감안하면 외환시장에 일정 수준 충격을 줄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은 별반 움직임이 없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외국인은 자금을 빼 가는 것이 아니라 저점에서 쓸어 담을 자금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과거 하락장에서 나타나는 외국인의 매매 특성과도 일치한다. 외국인은 보통 자금을 이탈할 때 선물은 반대로 매수를 한다.
헷지를 걸어 놓는 방법이고 프로그램 매수를 유도해 현물을 대고 팔아먹는 방식이다.
하락장과 다른 외국인의 수급
2008년 리먼사태가 벌어진 시점인 7월~10월까지 매도규모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16.5조원이었는데 당시 선물은 3만 계약이나 순매수였다.

이번의 경우 수급이 본격 꼬였던 4월 4일 이 후 현물 3.5조원 순매도에 선물은 2.6만 계약 매도였다. 일방적인 하락으로 베팅을 했다? 외국인은 털고 나가려면 차라리 선물을 매수해 프로그램을 땡기는 것이 낫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로 프로그램 매도를 치고 그 매도에 자신들의 매도를 묻혀 내 보내는 방식을 병행했다.
선물을 헷지의 수단이 아닌 단타의 수단으로 본 것이 아닌기 싶다. 결국 이번 그리스 이슈는 추세가 아닌 단기 이벤트로 보고 내려가면 선물로 수익내고 저점에서 매도한 자금으로 주식 쓸어 담는 것이 그들의 설계 같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같은 현상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수가 추세 하락이나 이벤트냐는 이 후 장세가 반등이 아니라 신고가를 만들어내는 추세 상승일 확률이 높아져 잘 파악을 해야 한다.
필자는 이번 증시 상황이 리먼사태의 반복보다는 2009년 7월부터 2010년 5월까지 나타난 박스권 장세와 유사한 것 같다고 설명한바 있다.
다소 거리가 과격하긴 하지만 2011년 10월부터 진행되는 선진국 악재와 해결책 사이를 오가는 변동성 장세 속 시장이 놀아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우리 금융시장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공포지수라 불리우는 VIX 지표도 이를 설명한다.
한달간 특정 종목군의 움직임이 몇 %의 변동성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VIX 지표는 30을 넘기면 공포심리가 극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
이 자체가 파생상품이라 이 지표가 치솟는 국면에서는 투기세력들의 움직임도 일정 수준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 시장이 내려앉는 이 시점에서 VIX 지표는 고작 25 정도를 상투로 잡고 있다.

하다못해 일본의 지진 사태가 났을 때 32까지 올랐고 이전 유럽 위기 최초 불거졌을 때 48가지 치고 나갔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너무 적다.
증시는 급락을 했는데 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파생상품은 멀쩡하다는 것이 이상하다.
원자재 시장도 비슷하다. 그리스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초토화된다면 유가는 당연히 폭락해야 한다. 그런데 고작(?) 90달러 전후까지 내려와 있긴 하지만 하락 속도는 예전과 비할 바가 아니다.
주식 시장 중심으로 반응하고 있고 일부 국가의 국채 발행에 맞춰 국채 시장만 조금 요란하게 움직이고 있을 뿐 경기나 투기세력들의 추세 방향에는 별로 달라진 바가 없다.
또 한 가지 정말 악재 쳐 놓고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 돈이 너무 잘 돌아 다닌다. 그리스 떨거져 나가면 금융 시장 패닉에 빠진다고 하고 여기저기 돈 마를 것 같이 난리지만 지금 어디에서도 돈 가뭄 이야기는 없다.
독일 국채가 제로금리에 발행되었다고 난리 중이나 스페인이든 어디든 지금 국채 발행하는데 돈 부족해 미달되는 경우는 없다. 은행끼리 주고 받는 금리인 리보 금리 역시 올랐다고 해도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시장의 최대 악재는 돈 가뭄이다. 이자를 얼마를 쳐주든 돈을 구할 수 있는 경우와 아예 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는 다르다.
지금 금융 시장에는 돈은 넘쳐서 미칠 지경이다. 미국이 미친듯 달러 찍어내고 유럽도 환장하도록 엄청난 돈을 찍어냈다.
여기에 일본도 환율 방어 한답시고 되지도 않을 외환 시장 개입했다가 민망한 꼴만 당했다.
돈이 어찌나 남아도는지 신용등급이 두 단계나 떨어져도 일본 국채는 안전자산이랍시고 여전히 돈이 몰린다.
그럼 주식 시장은? 경기가 좋아야 주식 시장에 투자할수 있으니 아직은 아니다라고 생각하겠지만 안 좋으니까 주식 시장에 돈을 있는대로 때려 넣는 것이다.
경기가 안 좋으면 흥행보증수표인 정부의 개입에 의한 인위적인 경기 부양이 나타나게 되어 지표를 어떻게든 끌어 올린다.
그런 시기가 주식 매수에는 완전 대박의 기회라는 것을 우리의 IMF 때, 미국의 911 테러, 리먼사태, 작년 더블딥 논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때 무수히 지켜봤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있는대로 겁박을 주지만 그래봐야 돈 풀어 시장 수습하고 멀쩡하게 되돌려 놓을 뿐이다.
그리스 어차피 퇴출시킬거지만 지금은 일단 살려 주고 나중에 적당할 때 한대 치고 내 보내면 그만이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무수한 말과 기사는 그저 변동성을 만들어 내는 요소일 뿐 핵심은 아니다.
정통 블록버스터 구제청바지 도난사건
영화 한편을 잠시 소개해 보겠다. '구익수'와 '도길'이라는 배우의 공동 주연의 정통 액션 공포 호러극 '구제 청바지 도난 사건'이다

애초부터 자신들이 먹고 사는 것에 목적을 갖고 서로를 이용해 먹으려는 악당끼리 만난 영화로 나름 흥행요소를 갖춘 블록버스터다.
그런데 주인공 구익수가 흥청망청 돈을 마구 쓰는데 도길이라는 사채업자가 뒷돈을 계속 대주다가 주변의 이태희와 수태인이라는 고객들까지 돈 빌려가 안 주려고 하자 손 좀 봐주려고 했다.

해서 통장 빼앗고 월급 가압류해서 본보기로 보이려고 했는데 구익수가 워낙 무대포라는 것이 문제였다.
나 죽으면 이태희와 수태인까지 같이 죽을 것이라고 그 녀석들에게도 흥청망청 쓰고 돈 떼어 먹는 노하우를 전수하겠다고 으름장이다.
그런데 도길이는 겁은 줘도 이 구익수가 죽어 버리면 사채 놀이할 곳이 없어지니 형편이 궁색해 질 것 같다.
구익수도 큰소리는 쳤지만 당장 식솔들 먹일 돈도 없고 구걸이라도 해야 하는데 동네가 죄다 거지들이라 구걸할 입장도 못된다.
결국 둘은 서로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로 하고 구익수가 사장 한번 바꿔 새로 법인 세우면 돈 주기로 하고 수습을 한다.
이렇게 불록버스터는 마무리가 되고 모두가 드럽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영화가 히트를 칠 때 보면 영화 그 자체도 재미있어야 하지만 주변에서 화제를 뿌려 뭔가 뉴스거리가 제공되면 그 영화에 관객이 더 몰린다.
이번 '구제 청바지 도난 사건'의 경우 영화의 공동 제작자인 전당포(JP)목원 아저씨가 1편도 끝나기 전에 서둘러 속편에 투자했다가 돈을 날려 먹었다.
전당포(JP)목원의 이런 실수는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호기심을 자극해 영화에 더욱 빠져들게 하는 핵심 요소가 되어 버렸다.
이에 원래 3개월 상영하기로 했다가 전격적으로 연장 상영이 확정되어 조금 더 길게 가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다음 작품이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다. '준구욱'과 혼혈인'어멜카' 공동 주연인 '양적 걱정 말고 돈을 뿌려라'가 이미 상영을 준비 중이다.
이에 조금 더 연장해서 극장주들 돈 벌게 해 준다음 바로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악재는 항상 기회였다
다시 주식시장으로 넘가가 보자. 우리 증시는 늘 논리적이지 못한 악재로 하락했을 때 반전은 상식에 부합하는 수준 이상으로 터졌다.
리먼사태, 작년 미국 금융 위기 등 무수히 많은 악재 속 재료가 증시에는 늘 주가 급락이고 보유주의 손실이었으나 그 시간 자체가 기회였다.
설령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도 지속 유지 혹은 갈아타기만으로도 충분히 시세를 주는 장이 만들어졌다.
그리스 악재, 외국인의 동향, 환율 등을 따지지 않더라도 지금의 글로벌 금융 시장은 또 한번의 막대한 유동성 방출이 임박한 상태다.
각국의 긴축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난 상황에서는 긴축으로 재정 위기를 풀 수 없다. 옆나라가 긴축하는데 수출이 될 리 없어 자체적인 내수를 서로 키워야 한다. 지금 그런 과정에 다시 진입하고 있다.
시장의 주도주는 이런 부양에 따른 기대감을 갖을만한 종목군이 될 듯하다.
증시는 당장은 화끈하게 오르기만 하기는 힘든 국면이다. 외국인의 여전한 선물 매도 누적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무리 파생시장 포지션을 잡아놨다고 해도 만기까지 느긋하게 버티면 프리미엄만 먹어도 짭짤하니 초조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이런 과정에서 외국인은 시장 참여자들 다 지쳐 나가 떨어질 때 본격적으로 강하게 반전을 이끌어 낸다. 다들 그리스 총선의 결과가 그 시작점이라 하지만 그건 단지 기대감이고 그 선택은 외국인들이 알아서 한다.
그러나 중국에 미국에 몇 탕 반복한 그리스까지 죄다 써 먹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10월의 국채 만기가 크게 도래는 것 정도다.
그러나 10월 즈음은 이미 미국도 양적완화하고 중국도 지준율이 잘 하면 금리까지 내려 버릴테니 이전에 이미 한차례 증시의 랠리가 나올 상황이다.
무슨 무슨 일정 기다리고 또 차트에서 정확하게 저점 잡는답시고 이리저리 재는 것 보다는 악재의 최절정에 이른 시기에 주식을 사서 가져가면 그만이다.
증시는 사서 마냥 가져간다고 수익내는 게임이 아니다. 또 하루 샀다가 다음 날 매도하는 것만으로 수익을 누적시킬 수도 없다.
악재가 과도하게 반영되어 주가가 실적이나 성장 가치 이하로 떨어졌을 때 매수했다가 1~2년 후의 실적 가치만큼 올라 버렸을 때 매도하는 것이 한국 증시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주식 투자의 방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금은 주식을 사거나 혹은 물려있던 종목에서 실적 바닥이 지나가고 있는 유망주로 갈아 탈 아주 좋은 기회다.
오전에 한 상장사에 근무하는 사촌과 통화를 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에 신규 거래선, 해외 수출까지 죄다 잘 나간다고 한다.
그런데 주가는 3개월째 하락이다. 회사의 실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주가는 결국에는 누군가에 의해 매집되고 제 주가를 찾아가게 마련이다.
3월 이 후의 약세장에서 투자자들이 지치고 힘겨울 시점이다. 해결되는 것 같던 재료가 반복 나오면 제아무리 강심장이라도 버티기 힘들어진다. 이에 손절매를 하거나 물린 상태에서 빠져 나갈 고민을 하게된다.
단기적으로는 이런 시기가 조금은 더 남아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해외 지표와 환율, 증시에서 나타나는 모순된 움직임은 필연적으로 지수의 급반등을 만들어냈다.
내일 안 오르면 어떻하나 하는 답답함 보다는 물반 고기반으로 널려 있는 실적 대비 극심한 저평가주에 투자하고 반전 수익을 차분하게 노리면 되는 장이다.
(오늘 이야기 하다만 구익수와 도길의 영화는 이 후 자세히 스토리를 올려 보도록 하겠다)
황태자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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