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03 10:44:15 조회20536
엔화가 약세로 가면 시장에 악재?
한주간 시장이 비교적 무난한 흐름을 보였다. 유럽의 2차 LTRO 단행으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면서 종목별 매수세가 다시 강화되는 양상이다.
2000p 안착을 논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주변 여건을 보면 유동성 효과에 따른 강세장 진입을 염두한다면 2000p 지지냐 2100p으로 가느냐는 의미없는 분석인 듯하다.
이에 당장 내일에 대한 시장 분석보다는 증시의 큰 줄기를 읽어 보는 것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최근 증시에 큰 재료가 되고 있는 엔화 흐름에 대해 살펴 보겠다.
엔화의 변화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무려 5년간 이어진 엔화 강세 기조가 바뀔 조짐이 보이면서 환율 변화에 따른 이해득실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이 된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다시 말해 엔화 공급이 크게 늘어 흔해지는 현상으로 득은 엔케리 자금의 유입 즉, 유동성 증가라는 긍정적 시각을 갖는다.
반면 엔화의 약세는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회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당수 수출 산업이 겹치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좋다고만 하기는 힘들다.
그럼 지금 엔화의 변화를 어떻게 봐야할까? 그리고 향 후 어찌 움직일지 여부와 이에 따른 증시 전망은 지금 시점에서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될 듯하다.
혹시 외환시장에 기초가 부족하신 분들을 위해 통화의 강세라는 개념부터 설명해 보자.
한 나라의 통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다른 나라 돈을 더 많이 줘야 해당 나라의 돈을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령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라고 가정하고 원화의 강세면 환율이 내려가 1000원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어 환율이 1000원에서 500원으로 하락하면 1달러에 1000원을 바꾸던 것이 이제는 2달러를 줘야 1000원을 구할 수 있게 되니 우리나라돈의 값이 비싸진다. 이를 원화의 강세라 한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 무역 자체가 경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지금 환율은 그 자체로 국가의 경제력을 좌지우지한다.
환율이 내려가면 좋은 것은 당연히 수입일 것이다. 5달러 짜리 물건을 구매하는데 예전에는 5000원이 필요했으나 환율이 내려가면 더 낮은 금액을 주고 물건을 사 올 수 있어 수입에 유리하다. 원자재 구매를 많이하고 외화 부채가 많은 경우 유리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반면 수출하는 기업은 1만원짜리 물건을 수출하는데 환율 1000원일 때는 10달러를 받으면 되지만 500원으로 떨어지면 20달러를 받아야 하니 수출 경쟁력에 아무래도 타격을 받게 된다.
2007년 이 후 일본 엔화는 대략 33% 가량 가치가 상승했다. 일본은 대부분의 제품 가격을 이론상 33% 비싸졌거나 제가격을 유지하면 이익이 33%만큼 감소했을 것이다.

반면 우리 원화는 같은 기간 20% 가량 가치가 하락했다. 오히려 20% 가격이 낮아졌거나 기업의 이익이 20% 증가하는 효과가 나온다.
1000원 동일한 제품이 5년 만에 일제는 1300원이 되고 한국산은 800원이 되버려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니 당연히 일본 제품은 인가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의 수출 기업이 힘겨워지면서 글로벌 경쟁력에서 도태되는 기업들이 대거 등장했다. 엘피다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엔화 강세 이유는 제2의 플라자 합의?
그럼 엔화가 왜 이렇게 강세를 보였을까? 엔화가 그간 강세를 보였던 이유를 살펴 보자.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엔케리 청산이다. 저금리를 바탕으로 엔화를 가져다 여기저기 투자하던 자금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 후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급격하게 엔화의 강세 요인이 만들어졌다.
일본에서 돈이 나가던 것이 금융위기에 투자할 곳이 애매해지자 상대적으로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일본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2007년 하반기부터 조짐을 보였다. 보통 금융 시장의 불안함은 외환시장 특히 투기세력들의 방향에서 선제적으로 읽을 수 있다.

그런데 2007년 하반기 엔화에 대한 투기세력들의 움직임이 급격하게 매수로 바뀌었다. 보통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비상업적 다른 말로 투기적 엔화선물 거래에서 순매수를 보이기 시작했다. 엔화의 강세에 베팅을 한 것이다.
보통 투기세력들이 엔화 강세에 베팅을 하면 그 이 후 글로벌 증시에 타격이 오는 금융 위기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가장 최근으로 보면 2003년, 2005년 각각 엔화 강세 베팅이 나왔는데 그 후 증시는 확실하게 대세 하락세를 보였다. 향 후 글로벌 금융 시장의 급락을 미리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니 꼭 챙겨둘만하다.
이 때는 일본 금융 기관들의 투자신탁 해외 운용잔고가 감소한다. 이것은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에 투자한 증권등의 자금을 회수했다는 것이다.

또 일본에서 영업을 하는 외국 은행의 자산이 감소하게 된다. 이는 일본에 엔화를 끌어다 본점에 보내던 외국은행이 엔화를 회수하기 때문이다.
어째든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일본인들의 해외 투자감소와 일본 돈을 이용해 활용을 하던 외국 금융 기관들의 자금이 회수되니 글로벌 유동성의 위축을 가져온다.
최근 글로벌 금융 위기 중 유동성 감소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여기서 나타난 것이다.
일본으로 향하는 자금이 불어나면서 공급할 수 있는 자금은 달러와 유로 그리고 파운드인데 금융 위기로 부실을 채워야 하는 규모가 워낙 커 그 자금만으로는 벅찼다.
이에 자꾸 돈을 찍어야만 유동성 공급이 될 수 밖에 없이니 그야말로 돈 풀기에 각 나라가 열중한 것이다.
여기에 각국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내려 버리니 엔화 보다는 달러나 유로 등의 자금을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도 생겨 이래저래 엔화는 강세를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하나의 엔화 강세 이유가 있다. 지난 번 한번 언급한 제조업과 관련된 숨겨진 사연이다.
여기서 잠시 과거 일본의 제조업 발달 과정을 보자. 일본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산업 혁명의 기반으로 컨베이어벨트로 상징되는 분업을 업그레이드했다.
단순한 숙련된 전문가 과정을 뛰어넘는 새로운 버전으로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그 성과를 제시하는 시스템을 입히면서 제조업이 크게 발달했다.
특히 석유 파동을 지나면서 유가가 폭등하자 작고 연비 좋은 일본산 자동차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무식하게 큰 미국산 자동차를 넘겨 폭풍 성장을 하게 된다.
이에 일본은 제조업을 장악하고 엄청난 무역수지 흑자를 내며 글로벌 경제의 절대강자 지위를 차지했다.

그러다가 미국의 꼼수가 작용했다. 경기 침체로 마음 고생이 심한 레이건 행정부는 일본의 제조업을 눌러 미국 기업들이 살아날 묘안을 찾아냈다.
바로 일본의 엔화 환율을 움직이는 것이다. 프라자합의로 유명한 이 꼼수는 미국을 위시한 서방 선진국에서 달러를 일시에 공급해 엔화가치를 급등 시켰다. 즉, 엔달러 환율을 급락시킨 것이다.

이로인해 엔달러 환율은 급락했고 이에 일본의 수출 경쟁력은 떨어졌다. 또 엔화 강세가 나타나자 일본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 투자를 확대하면서 엔케리 효과까지 나타나 일본의 엔화는 더욱 강세를 보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런데 여기서 일본의 정책적 오판이 나온다. 수출이 시원치않자 일본은 내수로 그 갭을 채우려했고 이를 위해 엄청난 저금리 기조를 결정한다.

금리가 급락하자 각종 대출을 통한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단기 엄청난 버블이 생겼고 이로인해 일본은 지금 이야기하는 잃어버린 세월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서방선진국의 대일본 공세는 혹독하다시피한 수준이었다. 일본의 금융시장을 열도록 압력을 가해 선물 거래가 시작되고 외국인이 주식 투자를 자유롭게 하도록 개방했다.
일본이 수출을 통해 얻은 달러를 일본 버블에 편승해 주가 상승을 이끌어 돈을 벌어 빼 가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실제 플라자 합의 이 후 일본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은 떨어졌지만 내수 시장 확대 정책에 따른 기대감으로 일본 증시 주가는 폭등을 했다.

우리로 치면 원달러 환율 하락이 진행되고 주가가 오르면 투자익과 환차익이 동시에 발생하는 그런 구도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일본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형편없이 무너지는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다.
엔화 약세로 가도 한국 증시는 오르는 이유
재미있는 것은 이 때 최고의 수혜국이 바로 한국이라는 점이다. 프라자 합의 이 후 일본의 제조업이 꺾이자 한국 기업들의 해외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했다.
일본과 맞붙는 산업이 많은 우리 나라의 수출이 잘 되자 주식 시장은 맹렬하게 상승하면서 1984년 100p대에 불과하던 종합주가지수는 1989년에는 1000p까지 엄청나게 폭등을 했다.

항상 일본의 불행은 우리의 행운이 되는 구조였는데 그 때가 가장 절정이었던 것이다. 어째든 지금의 일본 상황은 1985년 당시의 프라자합의 직후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다.
각국이 엄청난 통화를 공급하면서 일본의 엔화 가치는 올라갈 수 밖에 없고 이에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도요타에 밀리던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유럽 역시 일본 기업의 수출보다 자국 기업들의 내수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일본이 10조엔 가량 풀어 엔화 약세를 유도해 최근 잠시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 정도로는 턱도 없는 수준이다.
또 아직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엔화 약세를 방치했다가는 선진국가들의 제조업은 바로 시들해진다.
워낙 환율이 급락한 상황인지라 일정한 수준의 반등은 나올 수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반전이 나타나기에는 다소 일러 보인다.
만약 일본 엔화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하락한다면 즉, 엔달러 환율이 오른다면 그 때는 선진국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지 않는 상황에서는 여전히 일본은 글로벌 봉이 되기 쉬운 구조다. 이에 우리 기업이나 증시는 상대적 수혜를 충분히 누릴 공간이 만들어졌다고 봐야 한다.
또 엔화의 약세 전환은 엔화 자금의 해외 이동을 의미하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 시장에 유동성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어 역시 악재가 아니다.
오히려 엔화가 약세로 가다가 강세로 반전되는 즈음이 글로벌 증시의 상투가 될 것이다. 엔화가 최고의 안전자산이 되면 그 시점이 금융위기 였다는 앞의 설명을 상기하면 된다.
투자 전략. 느긋한 외국인의 베팅에 투자하라
경기와 차트 그리고 기업들의 당장 보여지는 실적 측면에서는 지금의 주식 시장은 다소 빠르게 올라간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주식 시장은 한마디로 기대감으로 만들어내는 시장이다.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좋을 것 같으면 주가가 마냥 올라간다.
애플의 아이폰이 빅히트를 치고 있는데 아직 중국 시장이 열린 초기나 다름없는 수준이라 향 후 중국마저 폭발하면 애플의 주가가 1000 달러를 넘길지도 모른다.

지금 시가총액 500조원에 이르는 것도 다 이런 향 후 기대감이 미리 반영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째든 현재의 유동성은 증시를 다양한 기대감에 부풀게 만들어낸다고 봐야 한다.
휴대폰 한대에 고작 1~20만원 하던 시절 때는 상상도 못하던 80만원짜리 고가 휴대폰인 스마트폰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IT 기업들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고 나가게 된다.
PC 세트 전체 혹은 TV 한대 값에 육박하는 고가의 제품이 히트를 치니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매출이 나오는 기업들은 주가가 강하게 치고 나갈 수 밖에 없다.
또 경기 침체라는 단어는 장기적으로 각국 부양책의 핵심 원인이 되니 부양이라는 단어에 가장 적합한 수혜업종인 화학, 철강, 건설은 오르기 딱 좋은 명분이 넘쳐난다.
실제 외국인의 매매 동향을 보면 2010년 이 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했었는데 최근 매수 업종은 화학이나 철강 업종이 제법 눈에 띄인다.

일본의 엔화가 최근 약세라고 하나 앞에서 말한 비율로 따지면 1300원대 800원의 차이에서 고작 1200원 대 850원으로 좁혀진 것이 전부다. 아직 우리 기업의 경쟁력에 여유가 있다.
특히 엔고가 장기화되면서 무너진 일본의 제조업은 당장 살려 내기는 힘들다. 엘피다 같이 무너지는 일본 기업도 아직 더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엔화의 반등이 우리 기업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려면 적어도 90엔 이상은 나와야 하고 100엔이 되어야 위협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환율을 정하는 공식을 생각하면 그 때에도 쉽지는 않다. 원/엔 환율은 달러와의 비례식으로 결정을 한다.
예를 들어 1달러가 1000원이고 1달러당 엔화가 100엔이면 원엔은 1엔당 10원이 된다. 공식으로 치면 원달러 환율 / 엔달러 환율 = 원엔 환율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상적인 상황에서 달러가 약세로 가게 되면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도 하락한다. 반면 강세로 가면 상승하게 된다.
일본이 개입해서 엔달러를 올라가게 하면 달러 강세 요인이 생겨 우리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일정 수준 영향을 받게 된다.
일본에 비해 외환보유고가 많지 않은 우리가 외환시장의 집중적인 공격을 다시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일본 엔화의 약세 전환에 따른 우려는 과도하게 인식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엔화 약세가 시작되면 초기에 일본 엔케리가 시작되는 것이니 당분간 주가가 크게 올라 한참 후에나 걱정할 이유가 만들어질 뿐이다.
지금 엔화는 증시에 작은 변화를 주는 변동성 재료는 될 수 있으나 하락쪽 추세를 바꿀 재료는 어떤 경우에도 아니다.
일본의 엔화를 걱정하기 보다 글로벌 유동성 확장에 따른 소비 증가 수혜주와 경기부양 관련 핵심 수혜주를 잡아나가는 침착함이 필요하다.
오늘 매수해 내일 15% 오를 종목 보다 지금 사 두면 향 후 100% 오를 우량주에 느긋하게 투자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황태자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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