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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16% 늘어난 ‘잠자는 신용카드’, 깨울 방법은

파이낸셜뉴스 2024.05.20 15:44 댓글 0

한국은행 기준금리 10회 연속 3.5% 동결한 가운데
휴면카드 수 2023년 1분기 1245만9000매→2024년 1분기 1442만4000매 '껑충'
카드사 업황 악화로 판관비는 감소세
"신규 카드 발급보다 휴면카드 활성화가 카드업계에는 이득"
카드사, 빅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휴면 고객 맞춤형 '웨이크업 프로그램' 진행
휴면 전환 방어하기 위한 전략 구사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식당 종업원이 카드 결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식당 종업원이 카드 결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에 휴면카드 수가 급증했다. 그러나 카드를 새로 발급하기보다 기존에 있던 휴면카드를 되살려야 카드사들의 비용 절약과 소비자들의 부담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은 기준금리 3.5% 시대...8개 전업카드사 휴면카드 수 1년새 15.8%↑

20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후 지난달까지 10회 연속 3.5%로 동결할 동안 휴면카드 수도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실제로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휴면카드 수는 1·4분기 1245만9000매였다가 2·4분기 1297만4000매, 3·4분기 1345만2000매, 4·4분기 1403만7000매로 증가했다. 올해 1·4분기에는 1442만4000매로 집계됐는데, 1년 전과 비교해보면 196만5000매(15.8%) 늘어난 수치다.

1년 동안 휴면카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카드사는 BC카드로, 71만2000매에서 99만3000매까지 증가하며 39.5% 뛰었다. BC바로카드뿐 아니라 고객사 휴면카드 비중까지 포함된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 휴면카드 수는 158만3000매에서 192만1000매로 21.4% 늘었으며 184만매에서 220만5000매로 늘어나 19.8% 증가한 현대카드가 뒤를 이었다. 하나카드는 128만매에서 151만2000매로 휴면카드 수가 늘어나며 18.1%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15% 미만의 증가폭을 나타냈지만, 휴면카드 수가 증가한 현상은 동일했다.

현재 카드사들은 고금리로 인한 업황 악화 영향으로 비용 효율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마케팅 비용·인건비 등이 포함된 판매관리비(판관비)도 줄이고 있다. BC카드 판관비는 지난해 1·4분기 767억2000만원에서 올해 1·4분기 652억1000만원으로 줄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KB국민카드 판관비도 9.4% 감소했다. 삼성카드도 올해 1·4분기 4681억원을 판관비로 지출하며 전년 동기(4854억원) 대비 3.6%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신규고객 유치보다 휴면고객 관리가 카드사에는 이득

이런 가운데 신규 카드 발급보다는 휴면카드 활성화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카드사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지적이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휴면카드를 되살려서 회원으로 유지하는 것이 (신규 카드 발급보다) 기업 입장에서 비용이 훨씬 적게 들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한번 개인정보를 제공해 카드를 발급한 상태이므로 (휴면카드 활성화가) 새롭게 카드를 만드는 것보다 심리적인 비용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을 통한 신규고객 유치 마케팅 비용 내지 카드 모집인을 통한 신규고객 모집 수수료는 대략 15만~20만원 가량 소요된다.

휴면카드가 늘어날 경우 보안 위험도 높아진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휴면카드가 늘어나게 되면 카드 분실 등 부주의에 따른 보안 유출 가능성이 높아져 카드사 입장에서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 것"이라며 "휴면카드를 줄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휴면 고객을 줄이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3개월 이상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별 맞춤형 웨이크업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KB국민카드는 1년 이상 이용 실적이 없는 회원을 대상으로 문자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서면으로 휴면거래 정지 등재 예정일 및 계속 이용 신청방법을 정기 안내하고 이용 활성화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각종 개인화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고객의 과거 소비 이력을 토대로 개인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나카드는 휴면 전환 전 캐시백 및 쿠폰 등의 이벤트를 통해 카드 사용을 유도, 휴면 전환을 최대한 방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휴면카드의 경우 비정기적으로 여러 채널을 통해 추천카드 발급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카드는 자사 디지로카앱에서 카드, 금융, 쇼핑, 여행 등 다양한 생활 분야에 걸친 고객 ?춤형 큐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휴면 신용카드 고객의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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