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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진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M&A 시계' 빨라진다 [삼성 초격차 속도전]

파이낸셜뉴스 2022.02.20 18:41 댓글0

인텔·TSMC 공격적 투자 맞서
자동차반도체·AI 기업 빅딜 물색
현금자산만 124조 '실탄' 넉넉
자회사 '내실 키우기'도 주력
시너지 적은 곳 줄여 수익성 강화


인텔,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대규모 인수합병(M&A)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선택과 집중'의 뉴 삼성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매년 확대하는 동시에 신산업 분야 대형 M&A를 추진해 기술경쟁력 확보와 제품 라인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반면 사업 시너지가 나지 않는 자회사는 과감하게 정리하며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경쟁사 투자 확대에 M&A 속도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종합반도체기업(IDM)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 선언 후 신공장 설립과 M&A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텔은 최근 전 세계 파운드리 8위 업체 이스라엘의 '타워 세미컨덕터'를 54억달러(약 6조4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7일 자동차 전담 그룹을 출범하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 계획을 구체화했는데 차량용 통신(RF), 산업용 센서 등을 주력으로 하는 타워세미컨덕터를 인수해 기술 시너지를 키우겠다는 구상으로 분석된다.

인텔은 최근 영국·미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 업체 암(ARM)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이 구성될 경우 참여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도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TSMC는 미국 내 생산공장 설립을 위해 120억달러(약 14조35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일본 구마모토현 반도체 공장 건설에 당초 계획인 8000억엔(약 8조3000억원)보다 1800억엔(약 1조8700억원) 많은 9800억엔(약 10조1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처럼 경쟁사들이 대규모 M&A·투자에 나서면서 시장에서 인수 대상을 물색 중인 삼성전자의 M&A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124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실탄은 넉넉한 상태다. 차량용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이 삼성전자의 M&A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종속기업 정리로 수익성 제고

비효율적 종속회사에 대한 정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종속기업은 228개로 전년(241개) 대비 13개(5.3%) 줄었다. 종속기업 수는 2016년 169개에서 2017년 270개로 급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업체 하만 인수 절차 완료 이후 크게 늘어난 하만 계열사를 줄이고 있다. 또 사업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자회사들에 대한 정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종속기업 5개를 새로 늘린 반면 18개는 합병·매각 등을 통해 정리했다. 삼성전자가 신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투자펀드인 SVIC 신기술투자조합 52·55·56호 등 3곳이 종속기업으로 편입됐다.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프리즘뷰,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는 합병으로 종속기업에서 제외됐다. 서버용 반도체시스템 제조 및 스토리지 제조·판매기업 스틸러스 테크놀로지스, 리치커뮤니케이션서비스 솔루션 개발기업 시그마스트 커뮤니케이션즈, 차세대 네트워크 트래픽·서비스 품질 분석기업 지랩스 등 2015~2018년 인수한 기업들도 대거 정리됐다.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도 매각하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프리미엄 TV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비주력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며 내실을 다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사업 경쟁력을 단숨에 키울 수 있는 대형 M&A 기회는 계속해서 엿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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