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최신뉴스

운송비 인상효과 가시화… 택배업계 하반기 반등 노린다

파이낸셜뉴스 2021.06.08 18:11 댓글0

분류비·시스템 설비 확대 등
상반기엔 수익성 둔화 불가피
하반기, 택배 마진율 개선 시점
물동량 증가세 바탕 성장 기대


택배업계에 '상저하고' 실적 기대감이 일고 있다. 당장은 택배분류작업 비용 부담과 시스템 투자확대로 수익성둔화가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에는 설비투자효과와 택배비 인상효과 등이 가시화돼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물동량이 20%이상 증가하는 등 매년 택배물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분류비용·설비투자 확대로 수익성↓

8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1·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2조6926억원, 48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매출은 7.0%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7.4%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이 후진한 것은 4가지 물류사업 분야 중 택배사업의 영향이 컸다. 1·4분기 택배사업 매출은 83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0% 올랐다. 하지만, 분류작업 비용이 투입되고 설비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택배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3.3% 급감한 9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진역시 마찬가지이다. 1·4분기에 매출은 3.2% 증가한 5537억원, 영업이익은 46.5% 감소한 136억원이다. 5가지 물류사업 분야 중 택배사업이 가장 큰 적자를 봤다. 택배사업의 1·4분기 매출은 246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택배사업의 매출은 늘어난 반면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택배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배경으로 △택배분류인력 투입 △자동화 및 이커머스·신사업 위한 설비투자 △간선차량비용 증가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택배사가 분류업무 인건비를 부담한 영향이 적지 않았다. 지난 1월 1차 사회적합의기구를 통해 택배사는 택배기사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택배분류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인건비)을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CJ대한통운 4100명, 한진과 롯데 각각 1000명 분류지원인력을 투입하기로 하고 현재 각 택배 터미널 대리점 상황에 맞춰 분류지원인력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이에 따른 비용부담은 만만치 않다.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의 경우 1·4분기에만 택배분류인력 채용에 80억원가량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기간 풀필먼트 설비투자에도 31억원을 투입했다. 한진은 오는 2025년까지 택배터미널 설비 자동화 등에 약 5100억원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 역시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진천 택배 메가허브 터미널 구축에 3387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분류작업 인원 1000명에 대한 연간 비용은 120억원 정도다. 택배사가 택배 종사자 근로활동 개선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어 1·4분기 영업이익은 3개 택배사가 모두 좋지 않았다"면서 "택배사들이 미래 물동량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설비투자 경쟁이 치열하다. 물류통합시스템을 비롯해 신선물류 서비스 확대, 해외배송대행서비스 론칭, 풀필먼트 센터 구축 등 업체별로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비 인상효과 하반기 가시화

택배업계가 올해 기업·개인 택배 운송비를 인상하고 있어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CJ대한통운과 롯데는 지난 4월부터 택배사업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업고객의 택배비 계약 단가를 박스 1개당 250원~300원씩 인상했다. 한진의 경우 내부적으로 박스당 1800원 이하 물품은 취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진과 롯데가 개인고객 택배 가격도 크기별로 모두 1000원씩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커머스 물량이 늘고 있고, 매년 물동량이 10%이상 증가하고 있는 만큼 택배업체들의 외형과 수익성이 하반기에는 안정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총 택배물량은 33억7000만개로 전년(27억9000만개)대비 20.9%나 증가했다. 여기에다가 가격인상효과까지 더해지면 실적호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에 대해 "4월부터 고객 대상 택배 단가 인상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분기 평균 단가에는 인상분이 점진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이는 택배 마진율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