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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신호에 비우량채 발행 러시

파이낸셜뉴스 2021.07.18 17:44 댓글0

A급 이하 선제 자금확보 나서
SPV 매입기간 연말까지 연장
하이일드 펀드 수탁고도 증가


신용도가 비우량한 기업들이 공모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리 인상기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공모 시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저신용 회사채 지원기구(SVP) 매입기간의 연장으로 비우량채 회사채 투자 심리가 개선된 점도 수급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공모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했거나 발행 대기중인 BBB급 이하 기업들은 8곳에 달했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들이 적극적으로 공모 시장 문턱을 넘었다. 신용도가 낮더라도 그룹 인지도를 발판으로 넉넉한 기관 자금을 끌어모을 것이란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두산(BBB0)은 지난 6일 107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고 대한항공(BBB+)은 7일 3500억원, 현대삼호중공업(BBB+/A-)은 8일 1000억원어치 규모의 회사채를 찍었다.

에코프로비엠(BBB+)과 한진은 19일과 22일, AJ네트웍스(BBB+)와 두산인프라코어는 27일과 29일 각각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사모채 시장에서도 역시 비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을 부여받지 않은 무등급 무보증사채의 발행이 대폭 늘었다. 무등급 무보증사채는 대부분 비우량채로 이루어졌다.

코스콤 체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5일 비우량채(신용등급 B-등급 이상 BBB+이하 무보증채 기준, 무등급 포함) 공·사모 총 순발행 규모는 72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무등급 사채규모는 3466억원으로 거의 절반에 가깝다.

이처럼 저신용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리는 데는 금리 인상이 본격화 하기 전 선제적 자금확보 차원 성격이 강하다.

시장에서는 SPV의 매입기간 연장이 비우량채 발행을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초 SPV는 지난 13일 종료됐어야 했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SPV의 매입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회사채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일부 저신용 기업들이 여전히 자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공모주 우선 배정을 받는 하이일드 펀드 수탁고가 증가한 점도 비우량채 수급에 우호적이다. 하이일드 펀드는 의무적으로 BBB등급 이하 회사채에 투자해야 한다. 하이일드 펀드 수탁고 증가는 BBB 채권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A급 회사채 발행 역시 활발하다. A급 회사채는 BBB급보다 우량하지만 채권 시장 경색 시 BBB급과 더불어 찬밥 신세로 전락하기 쉬운 채권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최근 신용등급 A급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줄어들어 기관들의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2·4분기 회사채 정기평정에서 A등급 위주로 긍정적 등급전망이 많았다"면서 "A등급에 대한 신용위험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A등급 및 BBB등급 등 비우량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이후 공모주에 대한 열풍으로 하이일드 펀드 수탁고가 크게 증가했다. 하반기 대형 IPO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해당 수탁고 증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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