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소비지표와 고용지표, 기업실적이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보고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음이 확인된 것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점에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주요 경제지표와 많은 기업 실적, 특검보고서 공개 등 이슈가 많아 시장 변동성이 컸다. 다우지수는 결국 100포인트 넘게 상승했지만, 장중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유럽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강한 미국 소매판매가 이를 상쇄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또 특별히 새로운 게 없었던 특검보고서도 소화했다.
지난 3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6% 증가했다. 2017년 9월 이후 월간 상승률로는 가장 크다. 시장 예상치인 1.0% 증가도 웃돌았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금융위기 이후 최대인 1.6% 급감해 미국 경제 우려를 자극했다. 이후 1월 증가했다가 2월 다시 감소하는 등 불안한흐름을 보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지표는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4월 합성 PMI 예비치는 51.3으로, 시장예상치 51.6을 밑돌았다. 제조업 PMI 예비치 역시 시장 기대보다 낮은 47.8로 집계됐다.
유럽 경제에 여전한 역풍이 있다는 게 확인됐다. 다만, 중국의 재정부양과 경제 안정 등으로 수출 의존적인 유럽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지속했다.
좋은 실적시즌 분위기는 이어졌다.
하니웰은 예상보다 좋은 이익에 3% 이상 올랐다. 유나이티드렌털스는 분기 실적 효과로 8.2% 급등했고, 트레블러스는 2.3% 상승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S&P500 기업 중 78% 이상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고했다.
◇특검 보고서 공개됐지만 "트럼프 혐의 증거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도 증시에 호재였다.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뮬러 특검의 수사보고서에 대해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의 공모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의 증거가 없다"며 "특검 스스로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으며 이는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총 448페이지 짜리의 뮬러 특검 보고서는 이날 의회에 제출됐으며 특검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축하듯 트위터에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포스터를 흉내낸 '게임 끝'(GAME OVER)이라고 적힌 이미지를 올렸다.
◇美실업자 50년래 최저…소매판매 1.6%↑
부활절 연휴를 하루 앞둔 18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10.00포인트(0.42%) 오른 2만6559.54로 거래를 마쳤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58포인트(0.16%) 상승한 2905.0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98포인트(0.02%) 오른 7998.06으로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19일부터 22일까지 부활절 연휴로 휴장한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제지표가 대체로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매판매 수치는 최근 지표들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갔고, 경제가 벼랑 끝으로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도 더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재정 부양이 사라지고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여파가 이제 나타나고 있어, 향후 몇 분기 GDP가 2%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7.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05% 하락한 12.0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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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전망>
코스피는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에 혼조세를 보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4포인트(0.12%) 내린 2,245.89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전일 미국 기업들의 양호한 1분기 실적 발표에 상승 출발했으나 최근 13거래일간 이어온 상승에 대한 차익 물량에 하방 압력을 받았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경기의 지속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지는 못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중국 GDP가 전년동기대비 6.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4월 1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과 비교해 상승한 1136.1원을 기록하고 있다. 엔화 환전 환율은 매수가 1,147.46원으로 지난주와 비교해볼때, 0.18 % 증가한 2.02원이 증가했고, 엔화 매도 가격은 지난주 대비 0.18% 증가한 1.98원이 증가해 1,124.73원에 형성되었다.
한화투자증권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이 원·달러 환율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은 환율이 안정되거나, 원화의 추가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때 유입된다”며 “반면 원화 약세 국면에선 외국인이 순매도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 환율이 1140원 부근까지 상승하면서 외국인 자금 추가 유입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원·달러 환율 범위는 1055~1239원으로 평균 1130원이었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총 17조3000억원을 순매수했으며 1150원 아래에서는 순매수, 위에서는 순매도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올해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자금의 성격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3월까지 외국인 순매수 주체를 살펴보면 헤지펀드로 추정되는 조세회피지역의 자금 유입이 전체 유입액의 68%를 차지하고 있다”며 “해당 자금은 환율이 상승할 때 빠져나가고 하락할 때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헤지펀드 자금은 단기적으로 들어왔다가 나가는 특징이 있다”며 “환율 상승이라는 리스크는 결국 헤지펀드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