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 美 상무장관 "올해 안에 반도체 보조금 모두 배분" 최첨단 반도체 이어 메모리 반도체 및 공급망에 보조금 투입 韓 기업 추가 수혜 기대 |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미 상무부 회의실에서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오른쪽)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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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에 약 9조원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약속한 미국 정부가 올해 안에 계획했던 보조금 예산을 모두 배분할 계획이다. 미 정부는 첨단 반도체에 이어 정보 저장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에도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며 국내 업체의 추가 수혜가 기대된다.
미 상무부의 지나 러몬도 장관은 15일 미 텍사스주 테일러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신축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 경제 매체 CNBC를 통해 보조금 배분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배분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만 이미 3건의 보조금 계획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러몬도는 "나는 반도체법과 관련된 모든 돈이 올해가 끝나기 전에 배분된다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혼란이 심해지자 미국에서 반도체를 직접 만들겠다며 지난 2022년 8월 ‘반도체과학법(CSA)’에 서명했다. 바이든은 미국 내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적 우위 유지를 위해 총 2800억달러(약 389조원)를 쓰겠다고 밝혔다. 해당 예산에는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에게 주는 반도체 보조금(390억달러)과 연구개발 지원금(132억달러)을 포함하여 5년간 527억달러(약 73조원)를 집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무부는 반도체 보조금 390억달러(약 54조원) 가운데 280억달러를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CSA 발효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기업을 비롯한 국제 반도체 업체들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지난 2월 기준으로 최소 600건 이상의 투자의향서를 미 상무부에 제출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를 시작으로 보조금 배분을 시작했으며 지난달 20일에 미 반도체 기업 인텔에 보조금 85억달러(약 11조7597억원)를 주기로 약속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도 지난 8일 66억달러(약 9조1311억원)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삼성전자가 15일 배분받은 보조금은 64억달러(약 8조8544억원)로 역대 3번째 거액이었다. CNBC는 반도체 보조금 390억달러 가운데 현재 미 상무부가 추가로 나눠줄 수 있는 돈이 160억달러 정도 남았다고 설명했다.
러몬도는 대규모 보조금들을 모두 배분했다며 남은 보조금은 메모리 반도체 및 웨이퍼·화학물질 등 반도체 공급망 부분에 주로 투입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의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발표에서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3882억원)를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HBM 반도체의 공장을 해외에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러몬도는 지난 2월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대담에서 기업들이 요청한 반도체 생산 보조금이 700억달러(약 97조원) 이상이라며 배정된 예산의 약 2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관심을 표명한 기업들의 상당한 다수가 자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게 잔혹한 현실"이라며 실제 지급액이 기업들의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고 알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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