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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규제로 사업 막힌 기업, 행정소송 안가도 해결 가능"

파이낸셜뉴스 2024.04.14 19:05 댓글 0

태평양, 규제이슈 대응 강화
정부기관 출신 인재들 잇단 영입
비용·시간 많이 드는 소송 대신
감사제보·권익위 고충민원 등 활용


#.경북 울릉군은 상수원수로 사용하고 있는 추산용천수로 먹는샘물을 제조·판매할 목적으로 LG생활건강과 공동으로 울릉샘물을 설립했다. 울릉샘물은 506억원을 투입해 공장을 완공했으나, '누구든지 수돗물을 용기에 넣거나 기구 등으로 다시 처리해 판매할 수 없다'는 수도법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울릉군은 감사원에 사전컨설팅을 신청했고, 감사원이 인용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네스트호텔이 실시협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협약 중도해지와 호텔 철거를 통보했다. 이 호텔은 2064년까지 공사 부지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실시협약을 체결했는데, 공사는 승인 없이 전환사채를 발행한 점을 문제 삼아 실시협약 해지 통보 후 네스트의 대주단에 해당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네스트 측은 공사의 일련의 행위가 전형적인 갑질로, 공직자 행동강령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권익위는 양측의 합의를 요청, 해지통보가 취소돼 네스트 측은 호텔 운영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법무법인 태평양 백지욱 변호사 태평양 제공

정부 규제나 분쟁으로 인해 사업이 취소되거나 답보상태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 행정 소송으로 이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법원으로 가기 전에 주무기관과 조율하면 더 효과적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KT 민영화, 인터넷은행 1호 인가, 인스파이어 리조트 인허가 등의 규제 이슈를 해결했다. 태평양은 규제대응 솔루션센터에서 약 150명이 관련 이슈에 담당하고 있다.

■태평양, 행정업무에도 집중

태평양은 규제 관련 이슈가 갈수록 늘고 있는 만큼 감사원, 권익위 출신 인재를 영입하는 등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2016년 성용락 전 감사원장 직무대행을 고문으로, 2018년 5대 국민권익위원장 성영훈 변호사를 영입한 바 있다.

2018년에는 감사원 출신 백지욱 변호사(변호사시험 1회)가 합류하기도 했다. 백 변호사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여간 감사원에 재정경제감사국 및 지방행정감사2국 등에 몸담으며 다양한 행정실무를 경험, 규제대응 솔루션 센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백 변호사는 규제 해결에 있어 소송 외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부분 규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행정소송을 생각한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정확한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송 외적인 방법으로도 문제 해결이 가능한데, 사안에 따라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대표적으로는 법제처 법령해석, 감사원 사전컨설팅 및 감사제보(기업불편부담신고), 권익위 고충민원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법제처·감사원·권익위 통해 규제 해결

경북 울릉군의 샘물 사업은 정부기관과 조율을 통해 사업 추진의 장애물을 걷어낸 케이스다.

백 변호사는 "어떤 사안에 대해 정부 부처나 지자체가 해석해야 할 때,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공익적 목적이 달성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적극행정을 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하고자 할 때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처분이 내려지기 전 소송 외 방안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처분이 내려지면 이를 인지한 지 9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기 때문에, 소송 외 방안을 선택하기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소송 외적인 부분으로 해결은 가능하나, 소송과 동시에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처분이 나오기 전이라면 소송보다는 법제처, 감사원, 권익위 등을 통해 풀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제시하는 편"이라며 "공식적으로 사업이 중단되지 않아도, 이유 없이 승인이 지연되는 경우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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