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주요뉴스

친문에 둘러싸인 비문 송영길, 文정책 궤도수정할까

파이낸셜뉴스 2021.05.02 19:30 댓글 0

비문 송영길, 친문 홍영표에 0.59%p 신승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친문
송영길 '변화' 강조에도 친문 일색
원팀 강조, 부동산 통해 변화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5선의 송영길 의원이 당선됐다.

무(無)계파를 외치며 "대통령과 민주당이란 이름 빼곤 다 빠꿔야 한다"고 '변화'를 강조했던 송영길 의원은 친문 진영의 지지를 받던 홍영표 의원을 0.59%포인트 차이로 박빙의 승부 끝에 누르고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차 당대표에 올랐다.

송영길 신임 대표 체제가 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고수해온 부동산 정책에도 일정부분 큰 틀의 변화가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임기말 레임덕을 막기 위한 당정청 관계 재정립에도 속도가 나면서 기존의 정책 궤도 수정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고위원 지도부에 강성 친문이 대거 진입하면서 송 대표의 보폭에도 제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친문인 윤호중 원내대표까지 포진해있어 당 지도부에서 '원팀'을 현실화 시키는게 가장 큰 과제라는 분석이다.

■비문 宋 vs. 친문, 최고위 5명 중 4명

송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35.60%의 득표율로 홍영표(35.01%), 우원식(29.38%)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최고위원 경선에선 김용민, 강병원, 백혜련, 김영배, 전혜숙 후보가 당선돼, 집권여당의 새 지도부가 구축됐다.

이번에 선출된 새 지도부는 4.7 재보궐 선거 참패 후유증을 극복하고, 내년 3월 치러질 대선에서 정권을 연장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맞이한다.

무엇보다 지도부의 원팀 구축이 시급한 과제다. '변화'를 강조한 '비문' 송 대표가 강성친문 또는 친문 진영으로 분류되는 김용민, 강병원, 김영배, 전혜숙 최고위원들과 얼마나 융합되는지가 관건이다.

송 대표도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열정과 헌신, 지혜를 가진 분을 모두 모아 '원팀'을 만들겠다"며 "언행일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 삶을 지켜내고 마음을 얻겠다. 4기 민주정부를 여는 311일 대장정에서 승리하자"고 말했다.

이어 "변화를 만들겠다. 5분의 최고위원과 함께 174명 국회의원과 소통하겠다"며 "윤호중 원내대표와 긴밀히 협력해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송 대표가 강조한 무계파가 오히려 당내 계파 분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 경선을 앞두고 후보들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계파가 없다고 밝혔던 송 대표의 영향력이 제대로 작용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 백혜련, 전혜숙 최고위원, 송 대표, 윤 원내대표, 김용민, 강병원 최고위원. 사진=박범준 기자

■文정부 정책 궤도 수정되나

그러나 송 대표의 당선으로 가장 먼저 주목 받는 것은 부동산 정책이다.

대표적인 것이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대폭 완화다.

무주택자와 청년층, 신혼부부 등 생애 첫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나, 송 대표는 이들에 대한 LTV·DTI 규제는 60~80%까지 상향하고, 장기 주택모기지에 한해 90%까지 올릴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송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당정 협의를 통해 정부의 2.4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하고 실수요자 대책과 세제 문제를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심이 새로운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당심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기존 방식이 아닌 새 변화를 선택했다"며 "가장 크게 가시화될 수 있는 것이 부동산 정책이다. 당내 부동산 특위 외에도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제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친문 후보들에 비해 차별성 가진 것에 당심은 일단 변화를 택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가장 먼저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변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도록 부동산 정책이나 다른 분야에서도 우리의 안을 만들어 당정협의하는 과정에서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놓고도 경쟁 후보들의 비난에도 러시아 스푸트니크 백신 확보를 언급했던 송 대표가 이를 현실화할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백신 포트폴리오를 최대로 넓히고 한국의 CMO(위탁생산) 역량을 활용해 '아시아 백신 생산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던 송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선 "한미 협력을 통해 백신 허브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장민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