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스라엘 충돌 장기화땐
국제유가 배럴당 130弗 전망
시장에선 '피벗 신중론' 확산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높아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시점을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지역에서의 전쟁은 유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연결돼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영국 런던 소재 경제연구소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이란의 이번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한다면 물가하락을 바라보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금리인하에 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중동지역 문제는 더 위험한 단계로 진입할 수도 있다"면서 "글로벌 경제에 주는 가장 큰 리스크는 에너지 가격이 상승, 주요 경제국들이 물가를 끌어내리는 것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공격을 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회사인 래피던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최근 외신 인터뷰를 통해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 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대로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유 시장 리서치 업체인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글로벌정책팀장은 14일 낸 보고서에서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지만 석유 시장에 대한 위험은 공격 직전인 금요일에 우려했던 것보다 약간 적을 수 있다"고 썼다. 이어 "관건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스타드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이사는 "원유시장은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가 보일 맞대응, 또 이것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직접 충돌로 확산될지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의 군사보복이 유례없는 지역분쟁으로 확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가뜩이나 늦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더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지난 3월로 예상됐던 연준의 올해 첫 금리인하 시점은 6월로 밀렸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과 견조한 고용지표 영향으로 7월 또는 9월로 밀렸다. 연내 금리인하 횟수에 대한 기대도 0.25%p씩 3차례에서 1∼2차례로 줄어드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0.25%p씩 1회(27.9%)나 2회(35.2%) 내릴 것으로 보는 견해가 과반이고, 연준 예상치인 3회 인하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는 견해는 21.3%에 불과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목표(2.0%)를 달성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2차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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