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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희망하는 미래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 인공지능(AI)이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해 '일자리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국민이 희망하는 우리나라 미래상에 대해서는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가 처음으로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를 앞질렀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5.2%가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하루 평균 3.3회 이용하며 주로 '개인 비서 역할'(50.5%)이나 '텍스트 생성'(35.5%)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으로는 64.3%가 AI가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해 '일자리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노동시간 단축 및 일자리 나눔 필요성에 대한 기대'도 51.8%로 나타나 AI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이 가장 희망하는 미래 우리나라 모습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라는 응답이 31.9%로 가장 높았다. 그간 조사에서 줄곧 1위를 지켜왔던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는 2위(28.2%)로 한 계단 내려왔고, '사회복지가 완비된 나라'라는 응답은 3위(16.9%)를 차지했다.
민주주의 성숙도에 대한 설문에서는 국민의 46.9%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을 '높다'고 평가했다. '낮다'는 응답의 21.8%로, '높다'는 응답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가정 경제 수준을 묻는 설문에서는 43.7%가 '중산층'이라고 응답했고, '중산층보다 높다'는 응답도 16.8%였다. 이는 응답자의 60.5%가 '중산층 이상'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직전 조사인 2022년에 비해 18.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지난 2022년 대비 우리 국민이 느끼는 전반적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는 각각 65.0%에서 51.9%, 63.1%에서 52.9%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단 간 갈등에 대한 인식 조사에선 국민 82.7%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기업가와 근로자'가 76.3%, '부유층과 서민층'이 74.0%, '수도권과 지방'이 69.0%,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67.8%, '남성과 여성'이 61.1%를 기록했다.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는 '빈부 격차'가 23.2%로 가장 많이 지적됐다. 이어 일자리(22.9%), 부동산·주택 문제(13.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2022년 조사에서는 '일자리 문제'가 29.0%로 가장 높았고 빈부격차는 20.0%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순위가 뒤집혔다.
또 국민 10명 중 7명 이상(74.0%)이 '정년 연장'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50.9%가 '정년퇴직 시기를 현재보다 연장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23.1%는 아예 '정년퇴직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정년퇴직 시기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15.7%에 그쳤다.
다문화에 대한 설문에서는 66%가 '노동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또한, 61.3%가 '사회적 포용 강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응답했다. 56.5%는 다문화가 '국가 결속력을 약화시키지 않는다'고 평가했고, 58.2%는 '단일민족 혈통에 대한 자긍심이 낮아지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국내에서 2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생활에 대한 행복도 및 만족도' 조사에서는 외국인 55.9%가 '행복하다'고 응답했고, 56.1%가 한국에서의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 차별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외국인은 43.7%로 조사됐다. 차별받은 이유로는 '출신국'이 52.9%로 가장 높았다. 차별 경험 시 '개선을 요구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22%에 불과했고, 개선을 요구하지 않은 이유로는 '요구해도 변하는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라는 답변이 42.2%로 가장 높았다.
이번 처음 실시한 '청소년의 전반적 생활 인식' 조사에서는 청소년 66.3%가 '좋아하는 취미나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65.6%는 '가족은 내가 힘들 때 도와주는 존재라고 느낀다'고 답했고, '미래에 대해 희망적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5.5%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문체부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13∼79세 국민 6180명과 국내 거주 외국인 1020명을 대상으로 가구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1996년 시작해 2013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고 있어 올해로 9번째 조사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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