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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째 원두 직거래 고수… "생산자 알면 커피 가치 달라져" [C리즈]

파이낸셜뉴스 2025.08.26 18:13 댓글0

서필훈 커피리브레 대표
스페셜티 커피 1세대 대표 브랜드
패키지에 생산자 얼굴·이름 새겨
지속가능성 인증 ‘비콥’ 올초 획득
"한국 커피시장 더 성장할수 있다"


리브레 제공
리브레 제공
"원두가 어디서 왔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커피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1세대 브랜드 '커피리브레'의 서필훈 대표(사진)는 26일 "공장에서 찍어낸 커피가 아니라 얼굴을 가진 생산자가 만든 커피, 재배 환경을 느낄 수 있는 커피를 소개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대표는 커피를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닌 '얼굴이 있는 상품'으로 정의한다. 원두란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이 아니라 생산자의 이름과 환경, 재배 방식까지 담긴 결과물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리브레는 창업한 2009년부터 직거래 원칙을 고수해왔으며 모든 패키지에 생산자의 얼굴이나 이름을 새긴다.

이러한 방식이 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큰 리스크가 따른다. 서 대표는 "에티오피아에서 출발한 원두 컨테이너가 예멘 후티 반군 미사일에 맞아 전손 처리된 적이 있다"며 "3억원 가까이 손실을 봤는데, 전쟁 리스크는 보험 보상도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서 대표는 직거래 원칙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나쁘게 말하면 고집이지만 좋게 말하면 타협하지 않은 것"이라며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잇는 것이 커피리브레의 본질이자 건드릴 수 없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리브레는 스페인어로 '자유로운'을 뜻한다. 서 대표는 "처음 스페셜티 커피를 시작할 당시 커피는 대화를 위한 소품이거나 잠을 쫓기 위한 일종의 에너지 드링크로서 소비자들은 품질에 큰 관심이 없었다"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커피를 선보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커피리브레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브랜드 로고 역시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고아들을 보살피기 위해 레슬러가 된 멕시코 신부의 얘기를 다룬 영화 '나초 리브레'에서 영감을 받았다. 서 대표는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가진 얘기라 너무 멋졌다"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커피리브레만의 브랜딩은 서울경제진흥원(SBA) 유튜브를 통해 소개됐다. 영상에는 커피리브레의 직원들과 서 대표가 직접 출연해 커피리브레가 커피 산지와 직거래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 지속가능성에 대한 커피리브레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커피숍은 포화상태다. 그럼에도 서 대표는 한국 커피 시장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브레는 4개 매장을 10년 넘게 유지하면서 드립백·캡슐·선물용 패키지 등 원두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빠른 변화 속에서도 서 대표는 원칙을 고수한다. 그는 "유행을 타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예 유행에 올라타지 않는 것"이라며 "16년간 지켜온 원칙을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서 대표는 최근 가장 큰 성과로 2년간의 준비 끝에 올해 초 획득한 비콥 인증을 꼽았다. 비콥 인증은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 대표는 "스페셜티 커피와 지속가능성이 만나는 지점을 찾고 싶다"며 "커피리브레가 향후 커피 산지와 소비자를 잇는 일을 했던 브랜드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거래 #생산자 #스페셜티 커피 #리브레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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