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29 00:08:04 조회16227
오늘의 증시. 엘피다와 조선업종의 선물
미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되었으나 장 초반 엘피다 파산이라는 IT의 대형호재를 축으로 상승 출발했다.
개인의 옵션 매매에 다소 휘둘리고 한화케미칼의 어닝 쇼크에 따른 영향으로 화학주 등이 밀리면서 잠시 탄력이 둔화되었으나 오후들어 강한 상승세로 추세를 돌려 세웠다.
화요일 증시의 주인공은 단연 IT와 조선이었다. IT의 경우 아래 다시 자세히 언급을 하겠지만 엘피다 파산에 따른 반사 이익 기대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크게 오르면서 초반 지수 분위기를 조성했다.

엘피다의 파산으로 사실상 글로벌 D램 업체는 한국이 천하통일하고 마이크론이 힘겹게 생존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수세가 집중 몰렸다.
특히 불나방식 투자를 일삼는 기관이 IT에만 1300억원을 집중 매수했는데 그 중 하이닉스에만 1073억원을 쏟아 부었다.

수량으로는 360만주 가량 되는데 금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의 매수 자금을 하루에 퍼 부은 것이다. 그 외 삼성전자도 322억원 가량 매수해 총 1400억원 가량을 엘피다 파산 반사이익 기대주에 집중을 했다.
외국인은 역시 이 재료에 반응하긴 했으나 삼성전자는 소폭 매도하고 하이닉스를 1080억원 매수해 양 주체가 하루에만 2100억원이 넘는 매수를 집중시켰다.

기관은 이 기술주 외 조선주를 집중 매수했다. 화요일 매수 상위 6종목 중 조선주가 4 종목이나 포함되었는데 이 역시 수주재료를 가지고 있어 기관은 철저하게 재료 매매를 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어째든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이 두 업종의 선전으로 지수는 하루만에 다시 2000p를 회복했다.
초반부터 지수가 강하게 치고 나가자 개인 투자자들은 낙폭 과대에서 반전을 기대하는 콜옵션 전략을 구사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초반부터 옵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가운데 외국인이 장중 내내 대규모 선물 매수, 콜옵션 매수, 풋옵션 매도 등 상방을 강화하는 베팅을 유지하면서 이 후 지수 상승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지수 조정이 뚜렷하게 마무리되었다고는 보기는 다소 이를 수 있으나 경기 민감주가 반전을 도모하는 등 시장은 여전히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지배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외국인의 매매 동향 역시 자금 이탈과는 거리가 멀다. 이틀 연속 순매도하는 모습이나 수량 기준으로는 지속 매수 우위다.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매수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수 조정을 이용 우량주를 지속 매집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2월 이 후 외국인의 매수 종목들이 평균 매수가 대비 손실 상태인 경우가 많은데 이 종목군들은 향 후 외국인에 의한 강한 반전이 예상된다. 3월 초반 이 종목군을 집중적으로 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의 이슈. 엘피다 파산
일본의 엘피다 반도체가 예정된(?) 파산 절차에 진입했다. D램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가운데 기술력면에서 삼성을 따라잡는다고 수시로 뻥을 양산한 엘피다가 보기좋게 나가 떨어진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 예고된 상황이다. 1995년 450억 달러에 달하던 D램 시장은 최근 390억 달러 수준으로 오히려 줄었다.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서 당시 20여개 업체에 달하던 기업이 삼성전자, 하이닉스, 엘피다, 마이크론 정도의 빅4로 재편되었는데 그나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외하고는 똘똘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기술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삼성전자가 타 기업의 적자를 최대한 확대되도록 투자를 지속했다.
이는 결국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2011년 키몬다에 이어 엘피다라는 두 번째 희생양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일본 정부에서 자존심을 걸고 다시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으나 밑빠진 독인 상태다.
2007~8년 연속 2000억엔 이상의 적자를 낸 상태에 나름 의욕적으로 2009년 300억엔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나 홀랑 다 날린 상태다.

이 후 채권단이 지원한 1000억엔 역시 다 날려 버렸다. 일본 IT의 자존심을 걸고 추가 밀어주려해도 최대 영업손실률이 무려 70%가 넘는 경우도 있는 이 뻥쟁이 기업을 추가로 지원하긴 힘들어 보인다.
그 보다는 보유한 설비나 자산을 매각해 외형을 축소시키고 나머지도 다른 해외 업체에 매각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어째든 엘피다 자체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거나 최소한 대만기업 수준의 경쟁력과 비중이 떨어진 기업으로 전락하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주목해 볼만한 것이 있다. 바로 외국인들의 매매 형태다. 외국인은 이날 하이닉스를 1000억원 이상 순매수를 했는데 단발성이 아니었다.
이미 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장기적으로 집중 매수해 오며 글로벌 경쟁구도에서의 승자 부각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매수한 상위 종목 1, 2위가 바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다. 각각 삼성전자는 1.3조원 매수에 평균매수가가 109만원 수준이다.

하이닉스는 8754억원 매집에 평균 매수가는 26600원 정도 된다. 연초부터 이미 매집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매수가 올해 뿐이 아니다. 2011년의 경우 하이닉스는 1년간 1.4조원 매수를 했고 평균매수가는 26300원이었다.

또 2010년에는 삼성전자를 한해 동안 3.6조원을 사 들였고 평균 매수가는 80만원이었다. 최근 3년간 이 두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를 하며 이번 상승을 사실상 정확하게 예측한 것이다.
당장의 실적이 아닌 산업 재편을 노려라
왜 이 종목군을 매수했을까? 물론 이 같은 글로벌 구조조정을 예상했던 것이 주효했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IT 산업의 재편 역시 크게 염두를 한 것 같다. IT의 화두는 지금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으로 표현된다.
PC 시장이 스마트 기기에 크게 잠식되면서 D램 보다는 모바일에 적용이 가능한 제품 비중을 키운 업체를 집중 매수한 것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매년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데 삼성전자는 당연히 가능하고 하이닉스도 일정 수준 투자가 가능한 업체라 다른 기업들과의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질 것임을 파악한 것 같다.
실제 지금 종목별 움직임을 보면 꽤 큰 차별화가 나타나는 중이다. 가령 코스닥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는 것이 FPCB 업체다.
인터플렉스, 플렉스컴, 비에이치, 이녹스 등인데 이 모든 종목을 사실 필자가 온갖 싫은 소리 들어가며 지속 추천하고 강조해온 종목군이다. (심지어 특정 종목 게시판에 이 종목 추천했다고 필자를 비난하는 글이 다 있었다)

디스플레이가 사실상 OLED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자 OLED 관련 제품에 적용되는 수량이 크게 늘어나는 FPCB 업체가 집중적으로 부각되었고 이 종목군을 집중 매수해 지금의 시세가 터졌다.
마찬가지다. 외국인은 이렇듯 산업의 재편을 유난히 즐긴다. 미국의 자동차 빅3의 몰락과 토요다의 부진을 틈탄 한국의 현대차를 그렇게 끌어 올렸던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당장의 실적이 애매하다고 포기할 때 외국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종목군을 전략대로 매수해 결국 큰 수익을 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리포트를 보면 작년 실적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경우가 많다. 이미 주가가 반토막, 3분의 1토막 폭락한 재료를 이제와서 여전하다고 분석하고 제시한다.
그러나 그런 종목을 최근 외국인이 다양한 업종에서 매수하는 중이다. 왜일까? 이미 반영된 악재라는 점과 그 악재를 통해 못난 기업과 잘 살아날 기업을 분류해낸 것이다.
시장은 어차피 호재와 악재를 항상 품고 간다. 그런데 정작 수익은 호재에서 찾아가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악재에서 찾아내면 그 수익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실적 나쁜 종목에 대한 집착이 아닌 산업이 재편되고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이라면 당장의 실적 보다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할만하다.
엘피다 파산에 따른 하이닉스의 급등을 부러워 하기 보다 이런 종목군을 찾아 지금부터 느긋하게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차트에서, 선물 수급으로 자꾸 시장을 이해하려하지 말고 지금은 이런 종목의 패턴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수익내는 지름길이다.
시장은 단기적인 변동성은 조금 더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차트에서 나오는 변동성일 뿐 추세를 뒤집는 조정이 아니다.
내 종목이 당장 손실나는 것에 걱정하기 보다 실적 회복에 대한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 고점 매도, 저점 매수가 좋아 보인다지만 결국 상승장에 토막 수익에 그칠 뿐이다.
지금은 자잘한 토막이 아닌 커다란 줄기에 베팅을 해야 할 때다.
황태자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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