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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년호의 금융항해도] 금융은 기억과의 전쟁

2019.10.31 05:39:51


때로 매매를 하다보면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하지 않고

기억하지 말아야 할 것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장이 과거에 걸어온 길을 기억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기억은 현재를 이해하고 또 미래를 예측하는 거름이 됩니다.


하지만 혹 가장 강하고 많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

바로 과거의 손실, 그리고 그 손실에 대한 트라우마인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큰 손실의 기억은 뼈속까지 파고드니까요.

그리고 또 기억에 자리잡고 암덩어리처럼 남는 것이

바로 심리적 호도를 위해 날린 작전성 뉴스들입니다. 심리를 향해 날아드는 화살과 같지요.

그래서 저는 늘 말합니다. 금융은 90% 이상이 심리전이다 라고....  


음식도 인스턴트처럼 정말 달달하고 보기도 좋고 구미가 당기는 것들은

알고 보면 몸에 해로운 것들이 더 많은 것처럼

금융도 우리를 유혹하고 혹하게 만들고

당장 대박이 날 것만 같은 순간에는 여지없이 개인들이 달려듭니다.

그 순간의 심리를 보이지 않는 손이 알고 있다는 뜻이죠.

매매를 넘어서 보아도, 우리가 기억하는 것들도 더 자극적이었던 것들이 더 오래 기억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금융 이외의 영역에서도 이런 심리전에 당하기 일쑤잖아요.


그래서

혹 가능하다면,

매매를 하면서 내가 어떤 기억에 사로잡혀 있는지에 대하여

가만히 자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혹 못된 기억이 심중에 자리잡고 있다면, 

그것을 떨쳐내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결국 매매의 수익은 남이 하는 것이라기 보다, 자기 스스로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기억은: 손실에 대하여도 수익에 대하여도 필요없는 두려움을 만듭니다.


주식도 파생도 모두 위험상품입니다.

어느것이 더 위험하건 덜 위험하건 아무 상관없이

우리는 이미 위험한 곳에 발을 디딘 것입니다.

물론 어찌보면 세상에 위험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위험이 대수냐는 생각이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금융은 더 빨리 그 위험에 처한다는 속성이 있지요.


마음의 그릇이 투자자마다 다르다면, 

그것은 아마도 기억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시장의 위험에 대한 마음의 그릇이 알맞게 준비되었는지를 늘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자신이 투자한 돈이 휴지가 되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만큼의 크기가 투자의 그릇이라고 정의해 봅니다.

시장을 100% 알 수는 없고 50%만 알기도 하늘의 별따기인 현실에서

특히 파생 매매자의 경우 투자한 부분의 자금이 0이 된다는 각오가 없다면, 이미 그 사람은 투자의 그릇을 만들지 않고 투자에 임하는 것이라고 저는 주장하곤 합니다. 


위험하고 아리송한 이 시장은

부단히 흔들리고,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인내를 요구합니다.

시장의 방향을 바르게 보았건 말건, 결국은 거의 대부분의 개인이 나가떨어질 정도로 흔들고 뒤틀고서야 끝이 나지요.

시장은 그만큼 사악하니,

단단한 마음으로 임하지 않으면 더 빨리 더 심하게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사악한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나의 그릇을 자각하고, 그 이상이 탐욕임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고수로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신출기몰한 제주로 순식간에 때돈을 벌고 건물을 올리는 것이 결코 고수의 모습이 아님을.....

그런 허황된 생각은 결국 손실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자각해 가는 것이 생존의 기술이 아닐까요?


소비를 줄이고 절약하면 돈이 자신에게 머물듯

투자도 그 크기를 줄이면 견딜만 하고 또 돈이 오래 자신에게 머물고 기회의 영역이 넓어지지 않을까요.

인생에서 한방은 늘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약을 먹을 때 부작용이 심해도 먹어야 하는 경우는 아주 특이한 경우에 한합니다.

매일 부작용이 심한 약을 먹으면서 내가 건강해질 것이라고 믿는 바보가 있을까요?

여러분은 아니겠죠. 누군가 있겠지요?


오늘은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은 기억의 그릇을 새롭게 닦아 보는 날이기를 기원해봅니다.


- 하수 풍년호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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