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엑세스] 미국 경제, 멀어지는 연착륙 가능성
- 소냐 메스킨 BNY멜론 미국 매크로 헤드[소냐 메스킨 BNY멜론 미국 매크로 헤드] 지난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연착륙 기대감은 한풀 꺾인 분위기다. 장기간 높은 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6월 회의에서 2024년 네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단 두 차례만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사실 이달 초 미국 노동부가 8월 고용지표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시장에는 미 경제가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긍정적 기류가 만연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 일자리 공석률(Job Vacancy) 역시 감소 추세를 나타내 노동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실업률은 소폭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세부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우려할 만한 요소들이 나온다. 노동시장에 구조적 리스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노동공급 부족은 임금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감소를 위해서는 노동수급 불균형이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자로 한정하면, 노동 공급은 2020년 2월 시점의 고용 수를 회복하지 못해 계속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조기은퇴 트렌드가 계속돼 55세 이상 인구는 거의 노동시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그럼에도 노동 공급이 증가한 것은 해외 출신 노동자들의 경제참여율 상승에 힘입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비자 발급량 제한 규정으로 지속되기 어렵다. 즉, 미국은 다시금 노동 공급 부족을 겪을 확률이 높으며, 이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수준으로 가는 데 방해요인이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지금처럼 잠재성장율보다 높은 성장률이 계속된다는 것 역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을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이번 FOMC 회의 이후 발표된 경제전망요약(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SEP)을 보면, 연준의 경제성장률 및 인플레이션 예측치가 6월 대비 상승한 반면 실업률 예상치는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2024년과 2025년의 기준금리 전망치 역시 각각 0.5%포인트씩 상승했다. 연준은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더 높은 기준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FOMC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착륙이 기본 기대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not the baseline expectation)”고 말했다. SEP만 놓고 봤을 때는 여전히 연착륙은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실업률의 극적인 상승 없이 일자리 공석률이 더욱 감소할 여지도 없지는 않다. 다만 변경된 통화정책 경로와 파월 의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적어도 연준 내부에서 연착륙 기대감은 명백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월가의 불문율을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때다.
고유가 어쩌나…프랑스 "경유·휘발유 원가 판매 허용"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프랑스 정부가 석유 유통업계에 경유·휘발유를 원가 이하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30일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한 가지 행동은 과도한 정제 마진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엘리자베스 보른 총리가 정유업계를 만나 정제마진 투명성 확대를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프랑스 정부는 유가가 뛰면서 가계 부담이 급증하자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을 유도해 기름값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는 1963년 석유 유통업체가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경유·휘발유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로 뛰자 63년 만에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나섰다.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에 나서면서 공급 부족 우려로 배럴당 90달러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30% 가량 뛴 상태다. 시장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는 상황이다.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63년 만에 유통업계 규제 완화 카드까지 꺼내든 건 프랑스에서 기름값이 그만큼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여서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이 2018년 유류세 인상을 추진하자, 프랑스 전역에선 이에 대한 반발로 노란 조끼 시위가 5개월 가량 이어졌다.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도 18%까지 곤두박질친 바 있다.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나 유가 보조금 지급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정부 재정을 활용해 막대한 금액의 유가 보조금을 지급한 바 있다. 탄소중립 전환 및 복지에 재정을 투입하려면 유류세를 내릴 여력도 없다고 마크롱 대통령은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를 추진할 경우 정부 세수가 감소해 추가로 빚을 내야 하는 데다, 한 번 유류세를 내리고 나면 향후 유가가 안정돼 세율을 올리려고 해도 큰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