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당분간 계속될 듯' 원달러 환율 1390원까지 열어놔야
27일 원·달러 장중한때 1356원 터치…연중 최고치 경신미 연준 긴축 장기화 예고에 셧다운 리스크까지엔화 위안화 약세도 당분간 계속될 듯 코스피 강보합, 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 마감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코스피가 27일 소폭 상승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10포인트(0.09%) 오른 2,465.07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56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가 상승 폭을 축소해 전날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13.20포인트(1.59%) 오른 841.02로 마감했다. 2023.9.27 scoop@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엔화, 위안화 약세까지 맞물리면서 원화 가치가 연중 최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올해 4·4분기 1390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연고점 갈아치우는 원달러 환율..강달러 영향 탓 지난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상승폭은 작았지만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23일(1351.8원)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5원 오른 달러당 1355.0원으로 개장해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49.5원)을 경신한 뒤 1356.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중국 위안화 약세가 진정되면서 1340원대 후반까지 내려와 거래를 마쳤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띠고 있는 영향이 크다. 연준이 고금리 장기화 방침을 밝힌데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가 나오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금리 중간값을 이전(4.6%)보다 0.5%p 높은 5.1%로 제시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힘을 싣는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잇따랐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월 26일 인플레이션 압력이 굳어져 연준이 금리를 2회 이상 올려야 할 확률이 40% 정도 된다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연준이 현재 연 5.25~5.50%인 기준금리를 7%까지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보다 길게 평소보다 높은(longer, higher)'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가 이런 부담을 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미국 경기 우려가 크지 않은 만큼 달러화 약세 반전을 기대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예산안을 둘러싼 미 의회 내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셧다운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셧다운 이후에는 정부 근로자 80만명이 강제 무급 휴가에 들어가는 등 정부 지출 감소로 인한 부정적인 여파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위험자산인 미 증시는 하락하고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와 국채 금리는 치솟고 있다. 실제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9월 27일 106.84를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4.56%까지 뛰어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웠다. ■엔화·위안화 약세 당분간 지속..원달러 환율 상단 1390원까지 열어놔야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등도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아시아 환율과 동조세를 띠는 경향이 있다. 위안화는 대내 부동산 경기 침체 리스크, 내수 둔화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차단에 이어 사모펀드 등 미국자본의 중국 첨단 기술투자 규제도 시작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중국 해외직접투자(FDI) 유입 감소, 증권투자 감소, 수출 감소 등 경상수지와 금융계의 정통한 자본흐름이 위안화 약세로 작용중"이라며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제어하기 위해 직·간접적 조치를 병행하고 있으나 방향 자체를 되돌리기는 역부족이고 올해 연말까지 위안화 약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 중앙은행(BOJ) 역시 엔화 약세를 이용해 수출 호조세를 끌어낸 만큼 엔화 약세를 장기간 용인하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달러 환율은 9월 28일 달러당 149.71엔까지 올랐다. 달러당 150엔을 찍었던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각에서는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150엔을 돌파할 경우 일본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미쓰이 스미토모 DS 자산운용의 수석 거시 전략가 기치카와 마사유키는 "일본 재무부가 엔화 가치를 150엔으로 방어하지 않으면 시장 참여자들은 엔달러 환율 전망을 즉시 155엔으로 조정할 것"이라며 "이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외환시장 개입은 재정적으로 위험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5조달러 규모의 통화 시장에 파급력을 일으키려면 BOJ는 막대한 양의 달러 준비금을 인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와 엔화·위안화의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화 가치 반등 시점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재용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적 스탠스 아래 디레버리징 압력 노출된 중국 경제 경계감으로 원화 환율의 하락 전환도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며 "따라서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1290~1390원 사이에서 움직이며 상하단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석했다.
[마켓엑세스] 미국 경제, 멀어지는 연착륙 가능성
- 소냐 메스킨 BNY멜론 미국 매크로 헤드[소냐 메스킨 BNY멜론 미국 매크로 헤드] 지난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연착륙 기대감은 한풀 꺾인 분위기다. 장기간 높은 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6월 회의에서 2024년 네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단 두 차례만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사실 이달 초 미국 노동부가 8월 고용지표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시장에는 미 경제가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긍정적 기류가 만연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가운데 미국 일자리 공석률(Job Vacancy) 역시 감소 추세를 나타내 노동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동시에 실업률은 소폭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세부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우려할 만한 요소들이 나온다. 노동시장에 구조적 리스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노동공급 부족은 임금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감소를 위해서는 노동수급 불균형이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자로 한정하면, 노동 공급은 2020년 2월 시점의 고용 수를 회복하지 못해 계속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조기은퇴 트렌드가 계속돼 55세 이상 인구는 거의 노동시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그럼에도 노동 공급이 증가한 것은 해외 출신 노동자들의 경제참여율 상승에 힘입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비자 발급량 제한 규정으로 지속되기 어렵다. 즉, 미국은 다시금 노동 공급 부족을 겪을 확률이 높으며, 이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수준으로 가는 데 방해요인이 될 것이다. 추가적으로 지금처럼 잠재성장율보다 높은 성장률이 계속된다는 것 역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을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이번 FOMC 회의 이후 발표된 경제전망요약(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SEP)을 보면, 연준의 경제성장률 및 인플레이션 예측치가 6월 대비 상승한 반면 실업률 예상치는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2024년과 2025년의 기준금리 전망치 역시 각각 0.5%포인트씩 상승했다. 연준은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더 높은 기준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FOMC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착륙이 기본 기대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not the baseline expectation)”고 말했다. SEP만 놓고 봤을 때는 여전히 연착륙은 가능한 것으로 보이며, 실업률의 극적인 상승 없이 일자리 공석률이 더욱 감소할 여지도 없지는 않다. 다만 변경된 통화정책 경로와 파월 의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적어도 연준 내부에서 연착륙 기대감은 명백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월가의 불문율을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