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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서 자사주 산 상장사..주주신뢰·차익 '일석이조'

파이낸셜뉴스 2021.01.20 14:42 댓글0

지난해 코스피 연중 최저점인 3월 19일 이후 잇따라 자사주 매수
자사주 취득 규모만 5.7조원 넘어..전년 대비 30% 늘어
현대차·SK그룹, 평가이익 '대박'..미래에셋대우도 천억대 수익



[파이낸셜뉴스]코로나19 폭락장 당시 ‘주가 안정화’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상장사들과 수장들이 최근 증시가 급등하면서 막대한 투자수익을 누리게 됐다. 위기 상황에서 주주들의 신뢰를 얻은 것은 물론, 예상지 못한 재테크도 성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3월 19일부터 12월말까지 국내 상장사(코스피+코스닥)들이 취득한 자사주 규모는 총 5조7127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3조8631억원) 대비 1조8496억원(32.4%) 많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사주를 체결한 상장사는 코스피사가 203개 코스닥사 320개로, 총 523개다. 2019년 295개(코스피사 112개·코스닥사 183개) 대비 228개(77.3%)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으로 증시가 곤두박질치자 주요 기업들과 CEO들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앞 다퉈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후 개인들의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증시가 전례 없는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전화위복’으로 작용했다.

자사주 매입으로 가장 재미를 본 기업집단은 현대자동차와 SK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가장 큰 화두인 전기차와 관련된 사업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주가가 껑충 뛰었다. 현대차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따라 노조원들에게 우리사주 10주씩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 간 자사주 66만5980주를 1193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현대차는 애플의 자율주행전기차인 ‘애플카’ 협력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당시 매입한 자사주 지분가치는 이날까지 1762억원 규모까지 치솟으며, 5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이 발생했다. 회사 차원에서는 주가 부양은 물론,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됐다.

현대모비스도 같은 기간 주가 안정화 전략의 일환으로, 자사주 98만3000주를 약 2348억원에 취득했다. 이날 기준 지분 평가액은 3549억원으로, 1200억원 이상의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주주가치제고 정책에 따라 매입한 주식 중 625억원 상당의 주식은 소각하기로 했다.

그룹의 수장인 정의선 회장도 지난해 3월 폭락장 당시 사들였던 현대차, 현대모비스의 지분가치가 3배(817억원→2634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오너십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막대한 수익도 챙기는 수완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신탁 계약 방식으로 자사주 3587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자사주 매입 결정 당시 SK텔레콤 측은 “"New ICT 사업이 기업 가치에 반영되는 추세에 맞춰 주가 안정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328억원의 평가차익이 발생했다.

이외에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가 지난해 저점 이후 자사주 매입으로 현재까지 각각 850억원, 47억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증권사들 역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중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자사주 5000만주를 약 3727억원에 사들였다. 이 중 1300만주를 소각했지만, 현재의 주가로 단순 산정할 시 1208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둔 셈이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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