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FT, 올해 글로벌 증시 '승자'와 '패자' 분석
안전자산 수요로 은 채굴 기업 주가 443% 폭등
반도체 기업 주가도 AI 덕에 폭등, SK 하이닉스 234% 상승
美 증시 플랫폼 로빈후드, 독일 방산 라인메탈,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상승
AI로 광고 업계 하락세, 英 WPP 주가 60% 빠져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룰루 레몬같은 소비재 업계 및 화학 업계 고전
美 스트래티지도 비트코인 하락으로 주가 42%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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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탄절 장식들이 설치되어 있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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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다사다난했던 2025년 국제 증시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올해 증시의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국의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과 은(銀)을 캐는 광산 업체, 미국 증시 플랫폼, 방산 기업은 상승세를 탔다. 반면 미국의 관세 전쟁에 노출된 소비재·화학 업계, 가상자산, 인공지능(AI)에 ?기는 광고업계는 폭락장을 면치 못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올해 세계 각국 상장기업들의 주가 변동을 추적, 업종별로 주가가 많이 오른 주식들의 상승 원인을 분석했다. 상승폭이 가장 큰 기업은 443% 상승률을 기록한 세계 최대 은 채굴업체 프레스니요였다. 멕시코에 본부를 둔 프레스니요의 주가는 올해 미국발 관세 전쟁과 달러 약세 등으로 금과 은처럼 물리적 형태가 있는 안전자산이 인기를 끌자 함께 상승했다. 올해 국제 금과 은 가격은 각각 69%, 138% 상승했다.
두 번째로 눈에 띄는 기업은 AI 구동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메모리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다. FT는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올해 234% 상승했으며 3·4분기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매출 마진율이 5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FT는 AI GPU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엔비디아가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5조달러(약 7420조원)를 넘겼지만, 아시아에서 AI 공급망을 책임지는 제조 기업들이 미국 IT 거래처를 앞지르는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쟁 기업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주가도 올해 각각 108%와 3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미국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의 주가 역시 올해 미국 증시 호황에 힘입어 229% 올랐다. 유럽에서는 독일 대표 방산기업인 라인메탈의 주가가 151% 올랐다. FT는 독일 정부가 유럽을 겨냥한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25~2030년 국방 예산을 이전 5개년 대비 2배 늘렸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경우 종합 금융사 소시에테제네랄의 주가가 150% 상승했다. FT는 올해 유럽의 금리 인하 기조가 꺾이면서 유럽 은행주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유달리 고전을 면치 못한 기업들도 있었다. FT는 영국 광고기업 WPP의 주가가 올해 60% 빠졌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AI 기술의 보급으로 광고 제작이 보다 저렴하고 빨라진 덕분에 기성 광고업계의 매출이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또한 캐나다 스포츠 패션 브랜드 룰루 레몬과 미국 화학기업 라이온델바젤의 주가도 각각 45%, 42% 하락했다. FT는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소비재 및 화학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대표주자 비트코인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진 미국 투자사 스트래티지의 주가도 올해 가상자산 시세 폭락의 여파로 42% 떨어졌다. FT는 범유럽 사모펀드인 CVC의 주가도 올해 33% 내려갔다며 올해 유럽 증시에 인수합병 건수가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스위스 롬바르드 오디어 은행의 플로리안 아이엘포 거시경제 대표는 "2025년 증시의 승패는 기업들이 방위비 확대, AI 혁명, 관세, 핵심 통화(달러)의 전환 같은 이슈를 어떻게 헤쳐나갔는지에 따라 결정되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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