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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인하 없다" vs 전문가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여전"...동상이몽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2023.05.28 15:32 댓글0

채권금리, 두달만에 기준금리 상회..한은 매파적 발언 쏟아진 영향
연내 금리동결에 무게 두는 시장 "물가둔화 추세에 경제성장률 비관적이지 않다"
전문가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여전..경기둔화와 금융불안 주목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5.25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5.25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사진=뉴스1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으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급격히 식으며 채권 금리가 두 달 만에 기준금리 위로 급등했다. 이창용 총재가 "연내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며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놓자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2%)을 큰 폭 하회하고 있는 상황에 금융불안이 커지면 금리인하에 대한 요구가 다시 커질 것이라며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매파 발언에 2달만에 기준금리 넘어선 시장금리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고채 3년물(연 3.524%)·5년물(연 3.550%)·10년물(연 3.639%)이 모두 기준금리(연 3.50%)를 넘어섰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 3월 이후 두 달 만이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지난 3월 13일 이후 이달 25일까지 줄곧 기준금리를 밑돌았고, 10년물도 지난 3월 13일부터 기준금리를 계속 하회하다가 지난 24일부터 연 3.50%를 넘어섰다. 평소대로라면 초단기물 금리가 기준금리와 유사하고 국고채 3·5·10년물 등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점점 높아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며 최근 두 달간 국고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해 기준금리마저 밑도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매파적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뒤바뀌었다.

특히 이 총재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절대로 (기준금리 인상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매파적 발언을 하자 시장에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성급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금리가 즉각 반응했다.

금융투자업계 내 전문가들 역시 연내 금리동결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동결'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이유로 △헤드라인 물가와 근원 물가 간 차별화는 연말 들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물가 둔화 추세가 바뀌지 않는 한 속도 때문에 추가 인상을 하기엔 무리가 있고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변수지만 미국도 최종금리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며 △경제 성장률이 비관적이지 않음을 고려하면 연내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 역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했다. 임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중요한 것은 물가인데 (이 총재가) 물가가 3%대에서 추가로 하락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한 만큼 금리인하 시기는 2024년 2·4분기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경기 불안에 연내 금리인하 전망 여전.
반면 한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 총재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말그대로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지 현실성은 크지 않으며 경기하방 압력과 금융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근원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한 것은 금리인하 기대감을 다소 낮추는 재료"라면서 "물가가 한은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경기하방 압력과 금융불안 확대되는 상황에서 통화긴축 완화에 대한 요구는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주요 기관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1% 내외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은의 성장률 시선 또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따른 물가 하락 또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8개 주요 해외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말 기준 보고서를 통해 밝힌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1%로 집계됐다. 지난해 성장률(2.6%)에 비하면 큰 폭 떨어진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달 한국의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지급준비율이 빠르게 축소하며 9~10월 중 연준이 양적긴축(QT)을 종료할 것으로 전망하며 한은 역시 올해 4·4분기에는 금리인하를 선제적으로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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