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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한파에 공모주펀드도 꽁꽁… 반년 새 설정액 2조 증발

파이낸셜뉴스 2022.08.15 17:11 댓글0

최근 6개월간 손실률 1.96% 기록
대어급 후보 잇단 상장철회 여파
몸값 낮춰 상장해도 '흥행 참패'
고평가 논란·증시부진도 걸림돌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입성한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수산인더스트리 2곳 뿐이다. 코스닥시장에 30개 넘는 기업이 상장했는데 최근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이 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랭하는 모양새다. 공모주펀드도 반년 새 2조원 가까운 자금이 이탈하며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46개 공모주 펀드 설정액(12일 기준)이 최근 6개월 동안 1조9577억원이나 축소됐다. 최근 1개월, 최근 3개월로 따져도 각각 2202억, 8905억원이 증발해 유출 흐름이 뚜렷하다.

개별 펀드별로 보면 다올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1554억원)에서 6개월 동안 가장 많은 돈이 빠져나갔다. 이 상품은 공모주펀드 가운데서도 자산 45% 이상을 신용도 BBB+ 이하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다. 전체 공모물량의 5% 이상을 우선 배정받는다.

유진챔피언공모주(-1101억원), 다올KTB공모주하이일드(-1057억원), 웰컴공모주하이일드(-1016억원) 등도 몸집이 1000억원 이상 줄었다.

수익률도 부진하다. 최근 6개월간 1.96% 손실률을 봤고, 연초 이후로 보면 3.11%로 더 높아진다. 성과가 가장 미흡한 상품은 웰컴공모주하이일드(-14.21%)와 다올KTB코스닥벤처공모주포커스(-14.04%)였다. 후자는 코스닥 공모주에 대해 30% 우선 배정 혜택을 받는 코스닥벤처펀드다.

지난 1월 말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대어급 후보들이 등장했으나 증시 열기가 식으면서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발생한 영향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산업 규제 등이 겹치면서 상장에 성공해도 주가 부양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 하락 발표가 나왔으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 3.9%, 내년 말 4.4%를 언급했다"며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근원 물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처럼 추가 하락 확인 전까지는 갈 길(금리 인상)을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월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보로노이(3월)가 상장 계획을 취소했다. 5월엔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3개 기업이 잇따라 같은 결정을 내렸다. 현대오일뱅크(7월), CJ올리브영(8월)도 마찬가지 행보다.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에도 공모주 물량을 줄이면서 상장을 강행한 쏘카는 결국 '흥행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LG엔솔 등으로 연초 공모주 시장이 투자자 관심을 끌었으나 이후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대어급들이 상장 계획을 변경하면서 투자 열기가 식었다"며 "상반기 다수 펀드에서 1000억원대 자금이 유출됐고, 대형주 투자에 유리한 하이일드펀드는 더욱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고평가 논란, 증시 부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도 "지금까지 공모주 투자는 비교적 안정적 성과를 보였고 대어들 도전이 진행될 수 있어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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