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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라인야후 사태의 숨겨진 이면

파이낸셜뉴스 2024.05.30 18:41 댓글 0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이번 라인 사태의 본질은 내분이라고 본다. 신중호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의 연봉이 2년 연속 40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 금액은 2위인 요시다 겐이치 소니그룹 회장의 두 배가 넘는다. 한 기업의 CPO 연봉이 영업이익의 2% 이상이다. 이런 상황은 닛산의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을 연상케 한다.

왜 네이버가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에도 우리 정부에 어떠한 공식적인 요청이 없는지 사뭇 궁금하다. 그래서 라인재팬의 일본 진출을 시간대로 정리해 보았다. 신중호 CPO는 2005년 장병규 네오위즈 대표의 요청으로 검색엔진 '첫눈'을 개발했다. 이듬해 첫눈은 300여억원에 네이버로 매각됐다. 이후 네이버 소속으로 일본에 파견되어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을 맞게 된다. 이때 일본 전역의 유무선 전화망 불통으로 유일한 통신수단은 인터넷이었다. 이 점에 착안하여 네이버 일본 자회사 NHN재팬은 대지진 이후 3개월 만에 라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발이라기보다 한국의 라인 서비스를 일본에서 개시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 있다. 2013년 4월 NHN재팬, 법인명 'LINE'으로 변경하고 서비스 개시 2년 만에 가입자 수 5000만명을 돌파했다.

한편 2018년 12월부터는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페이전쟁이 발발했다. 2018년 12월 소프트뱅크는 '100억엔 줘 버리자 캠페인'으로 이용결제액의 최대 20% 환급이벤트를 실시, 2019년 9월까지 5400억엔을 투자하여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라인 역시도 2019년 5월 야후의 페이페이(paypay)에 맞불정책으로 '300억엔 축제'와 라인페이 유저 간 송금 시 1000엔 상당의 포인트 제공으로 2018년 4·4분기부터 2019년 3·4분기까지 약 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결국 양사는 페이전쟁을 마무리하고 2019년 11월 경영통합 합의에 이르고 2021년 3월에 경영통합을 했다. 합의 내용은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각각 50%의 자금을 출자하여 A홀딩스를 설립하고,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을 64.5% 소유하는 형태이며 A홀딩스 이사회 구성은 소프트뱅크 3인, 네이버 2인으로 경영은 소프트뱅크, 기술개발은 네이버로 역할이 정해졌다.

당시 이해진 NHN 의장이 주도했고, 개발은 신중호 박사가 맡았다. 하지만 신중호 CPO는 2022년 스톡옵션 41억엔을 포함해 총 43억3000만엔(약 412억원), 2023년에는 48억6000만엔(약 45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우연히도 2023년 11월 27일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보고되었고, 2024년 3월 5일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에 1차 행정지도를 하달했다.

행정지도 원문의 일부를 살펴보면 "귀사와 네이버 사이에는 자본적인 지배를 상당 정도 받는 관계가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귀사 측으로부터 네이버 측에 안전관리를 위한 정확한 조치를 요구하거나 적절한 위탁처 관리를 실시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생각된다"였다.

2024년 4월 16일에는 총무성에서 2차 행정지도를 하달하여 안전관리조치 및 위탁처 관리의 근본적인 재검토 및 대책 강화의 가속화, 모회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보안 거버넌스 재검토의 가속화였다. 이에 2024년 5월 8일 라인야후의 신중호 CPO 퇴임이 결정됐다. 이로 인해 라인야후 이사회는 2024년 6월 18일자로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되게 되었다.

4년 전 라인의 대만 본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라인의 대만 담당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을 제외하고 모든 임직원은 대만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고, 철저한 글로컬리제이션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현재 라인야후 사태를 지켜보면서 그 당시 글로컬리제이션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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