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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갈등 격화..HD현대重 직원들 "수사 기록 왜곡" 고소 VS 한화오션 ''안타까운 도덕 관념"

파이낸셜뉴스 2024.05.07 16:23 댓글 0

HD현대중공업 "KDDX 유출 관련 사실왜곡"
직원들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
한화오션 반발 "임원 개입 정황 다양하게 있어"


HD현대중공업 기업 로고.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 기업 로고. HD현대중공업 제공

한화오션 기업 로고.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 기업 로고. 한화오션 제공

[파이낸셜뉴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유출 사건과 관련, 한화오션을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화오션 임직원들이 의도적으로 편집된 수사 기록을 언론에 공개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유출 윗선 개입 의혹을 해소해 달라는 차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HD현중 직원들 "수사 기록 왜곡" 고소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 이번에 고소장을 제출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월 한화오션의 기자설명회에서 공개된 수사 기록에서 언급된 당사자들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작년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방위사업청은 지난 2월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 같은 결정에 한화오션은 3월 5∼6일 방사청의 결정을 반박하는 기자설명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 임원 개입의 증거라며 피의자 신문조서 등 일부 수사 기록을 공개했다. 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임원 개입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고소장에서 "한화오션 임직원들이 공개한 수사 기록은 국방부 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일부만 의도적으로 발췌·편집한 것"이라며 "실제 진술 내용과 취지에 명백하게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중 문답 형태의 수사 기록을 예로 들었다. 한화오션이 공개한 수사 기록에서 수사관은 HD현대중공업 직원에게 "피의자를 포함한 5명 직원이 불법으로 촬영·탐지·수집한 군사비밀을 열람했다는 사실을 출장 복명서를 통해 위에 보고했고, 이를 피의자와 부서장, 중역이 결재했다. 맞느냐"라고 묻고, 이 직원은 "예"라고 답한다. 하지만 실제 문서에는 수사관이 "당시 문서 결재자들이 어떻게 되느냐"라고 질문하고, 이 직원은 "과장인 저와 부서장인 부장, 중역인 수석부장이 결재했다"라고 답변한 내용이 담겼다.

또 사건 당시인 2014년 HD현대중공업에는 임원이 아닌 최상위 직원 직급으로 '수석부장'이 존재했지만, 한화오션은 이 직급을 임원으로 둔갑시켜 방위사업청의 입찰 참가 제한 대상처럼 호도시켰다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기자설명회에서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 기록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개하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에 노출해 해당 직원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향후 상응하는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 "임원 개입 종합적 판단" 반박

한화오션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즉각 반발했다. 한화오션 측은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 유출 관련 설명회를 진행한 한화오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일은 HD현대중공업과 범죄를 수행한 임직원들의 안타까운 도덕 관념을 보여준다"며 "나아가 국가의 해상 안보를 책임지는 업계에서 더욱 명명백백한 사법처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이 허위라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 "해당 직원들이 당시 수사 및 재판에서 인정한 것은 군사기밀 수집, 탐지 등 범죄행위를 실행했음을 보고한 대상이 회사의 중역인 수석부장인데 한화오션이 기자설명회에서 이를 임원이 개입한 것처럼 설명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한화오션은 위 직원의 진술 뿐만 아니라 공개된 증거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의 개입 정황이 다양하게 있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최초 수사 당시 범죄행위를 수행한 직원이 지목한 중역 뿐만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해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수사 결과에 대한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을 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자료열람을 금지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 자료공개 청구 등으로 제한된 자료를 제공 받아 설명회를 진행했다고 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방위사업의 공정성을 해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고발을 한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 및 범죄행위를 수행한 고소인들과 유사한 사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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