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주요뉴스

"이러다 찍힐라"..국민연금 투자사, '쥐꼬리 배당' 탈피 분주

파이낸셜뉴스 2024.03.07 17:32 댓글 0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파이낸셜뉴스] '짠물배당'을 고수해온 기업들도 배당 규모를 늘리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스튜어드십코드 반영 등이 담기면서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일반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 76곳 가운데 23곳(30.3%)은 2022사업연도의 배당성향이 10% 미만이거나 배당금이 전혀 없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의 비율로, 기업의 주주환원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 중 17곳은 순이익을 냈음에도 배당에는 인색했다. 국민연금이 5.78% 지분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지배주주순이익이 7981억원, 이익잉여금은 1조1550억원에 달했지만 배당금은 ‘제로(0)’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제조하는 덕산네오룩스(국민연금 지분율 6.04%)는 최근 3년간 94억~181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냈지만 이 기간 배당은 전무했다.

국민연금의 투자 유형은 주주활동의 적극성 정도에 따라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일반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에 대해서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지만 배당정책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자사주 정책 개선 등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달 발표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스튜어드십코드에 기관 투자자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투자판단에 활용토록 개정하겠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업계는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보다 상장사들의 배당이나 자사주 정책 개선을 강력히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국민연금을 ‘큰손’으로 둔 저배당 상장사들이 배당 재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 지분율 8.4%인 한화솔루션은 올해 4년 만에 배당을 재개한다. 주당 배당금은 300원(우선주 350원)으로 배당총액은 517억원이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이익잉여금 5561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우수한 실적을 냈지만 해외 공장 증설 등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었다.

현대로템(지분율 8.08%)은 10년 만에 배당 재개를 확정했다. 주당 배당금은 100원, 배당총액은 109억원이다. 현대로템은 2014년 주당 125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뒤 배당을 하지 않았다. 이 기간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를 보이다 2022년 168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브(지분율 7.63%)도 창사 이래 첫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규모는 주당 700원, 총 292억원이다.

메리츠금융지주(지분율 7.31%)는 지난해 배당으로 주당 2360원씩, 총 4483억원 규모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과 2022년 배당성향은 각각 3.3%, 1.2%에 그쳤지만 2023년 기준 예상 배당성향은 21%로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