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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견제·균형 부실한데, 금융권 사외이사 대거 연임·보수 급증

파이낸셜뉴스 2021.12.08 18:10 댓글 0

고액 보수에 연임 보장
내년 초 대거 임기 만료
대부분 연임 전망
보수는 5년 새 40% 증가
역할은 제한적 비판


[파이낸셜뉴스] '거수기' 논란 속에서도 5000만~1억원의 고액 보수를 받아온 금융권 사외이사들이 지난 5년 동안 40% 이상의 추가 보수 인상 수혜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권 사외이사 중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연임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역할은 제대로 못하면서 보수는 많이 받는 철밥통"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연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5대 금융지주사(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의 사외이사는 총 3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8명(약 73%)의 사외이사 임기가 내년 3월에 만료된다. 금융지주사별로 신한금융 8명, KB금융 7명, 하나금융 6명, 우리금융 4명, NH농협금융 3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외이사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대부분 연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감안, 지배구조 안정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언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금껏 금융사들의 사외이사는 대체로 연임하는 것이 관례처럼 행해져 왔다"면서 "다른 대안이 마땅한 것도 아니고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번에도 사외이사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금융권 사외이사들은 장기간 '그들만의 리그'를 유지하면서도 매년 받는 보수가 크게 늘어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주요 금융지주사(KB, 신한, 하나, NH농협, DGB, BNK. 2019년 출범 우리금융 제외) 사외이사들의 보수는 약 21억6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사외이사들의 보수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약 30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5년 새 약 40%에 이르는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금융권 전체로 보면 사외이사들은 1인당 평균 5000만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별로는 금융지주사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금융지주사 사외이사의 보수는 평균 70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금융권 전체 평균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연임하고 보수를 많이 받으면서도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회사 경영에 대한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해야 하는 사외이사가 주요 안건들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가 극히 드문 것이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5대 금융지주사 이사회와 이사회 산하 위원회에 올린 안건 가운데 반대 의견이 표명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어느 정도의 사전 조율이 있는 만큼 거수기라고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있지만, 애초에 이견이 빚어질 만한 안건 자체가 논의 테이블에 거의 올라오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 사외이사들의 평균 보수는 주요 상장사 기업 가운데 가장 높고 연임도 자유자재로 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동안 이사회 구성 및 운영과 관련해 제도적인 변화가 있어왔지만, 금융사고 등이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사외이사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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