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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신뢰 얻고 차익도 벌었네..폭락장때 자사주 산 상장사 ‘방긋’

파이낸셜뉴스 2021.01.21 17:49 댓글 0

코로나19 폭락장 당시 '주가 안정화'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상장사와 CEO(최고경영자)들이 최근 증시가 급등하면서 막대한 투자 수익을 누리게 됐다. 위기 상황에서 주주들의 신뢰를 얻은 것은 물론, 예상지 못한 재테크도 성공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코스피가 연중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3월19일부터 12월말까지 국내 상장사(코스피+코스닥)들이 취득한 자사주 규모는 총 5조7127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1조8496억원(32.4%) 늘었다. 같은 기간 자사주를 체결한 상장사는 코스피 203개사, 코스닥 320개사 등 총 523개사다. 2019년 295개(코스피사 112개·코스닥사 183개) 대비 228개(77.3%)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으로 증시가 곤두박질치자 주요 기업들과 CEO들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앞 다퉈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후 개인들의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증시가 전례 없는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전화위복'이 됐다.

자사주 매입으로 가장 재미를 본 기업집단은 현대자동차와 SK그룹이다. 현대차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따라 노조원들에게 우리사주 10주씩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 간 자사주 66만5980주를 1193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현대차는 애플의 자율주행전기차인 '애플카' 협력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당시 매입한 자사주 지분가치는 이날까지 1762억원 규모까지 치솟았다. 5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이 발생했다.

현대모비스도 같은 기간 자사주 98만3000주를 약 2348억원에 취득했다. 이날 기준 지분 평가액은 3549억원으로, 1200억원 이상의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그룹의 수장인 정의선 회장도 지난해 3월 폭락장 당시 사들였던 현대차, 현대모비스의 지분가치가 3배(817억원→2634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오너십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막대한 수익도 챙기는 수완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주가안정을 목표로 신탁 계약 방식으로 자사주 3587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외에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가 지난해 저점 이후 자사주 매입으로 현재까지 각각 850억원, 47억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증권사들 역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중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자사주 5000만주를 약 3727억원에 사들였다. 이 중 1300만주를 소각했지만, 현재의 주가로 단순 산정할 시 1208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둔 셈이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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