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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상위 종목 중 가장 많이 하락.. '만년 유망주' 삼성SDI는 왜 내리나 [이 종목은 왜?]

파이낸셜뉴스 2023.12.04 18:20 댓글 0

외국인 지분율 50% 육박
전기차 부진에 매도 늘려


'국내 2차전지 최선호주' '저평가 우량주'

삼성SDI를 일컫는 말들이다. 하지만 삼성SDI의 주가는 이와 상반된 분위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1년 동안 39조1597억원(1일 기준)이 거래됐다. 국내 증시를 통틀어 13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주가 수익률은 -38.68%로, 거래량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거래대금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220조원)가 15.76% 올랐고, 거래대금 2위 에코프로(163조원)가 432.41%, 3위 포스코(POSCO)홀딩스(130조원)는 58.2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올해 3월 7일 80만1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몇 차례 반등하기도 했지만 곧 떨어졌다. 지난 1일에는 올해 고점 대비 43.63% 낮은 4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저점(41만7000원)은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의 리포트는 언제나 삼성SDI를 최선호주로 꼽는다. 주가가 빠지기 시작한 올해 4월 중순 '수주 모멘텀 통해 저평가 해소 기대'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나왔고, △60만원 선이 깨진 9월에는 '양적 성장을 준비하는 질적 성장기' △50만원선이 붕괴되던 10월 초에는 '과도한 우려는 매수 기회로 활용' △11월 말에는 '실적 대비 너무 싼 주가' 등의 보고서가 이어졌다.

증권가에서 언급하는 주가 하락의 원인은 '업황에 대한 우려'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전기차) 업황 전망이 좋지 않다. 특히 올해 4·4분기와 내년 1·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내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독 삼성SDI의 주가가 더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절반에 가까운 '외국인 지분율'을 지적한다. 삼성SDI의 주가가 외국인 수급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 김현수 연구원은 "업황 우려로 외국인들이 2차전지주를 매도하려고 해도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유통주식 자체가 많지 않아 사고 팔기가 힘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5%를 넘지 않는다"며 "삼성SDI는 외국인 지분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 2차전지주를 팔때 삼성SDI만 팔았다. 외국인 수급 이슈로 실적도 괜찮고 가격 매력도 높지만 주가는 계속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기적 반등이 쉽지는 않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주가 움직임도 그렇고, 최근 글로벌 전기차 업황에 대한 우려와 미국 대선 리스크가 당장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에 당장 삼성SDI의 주가가 강하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못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91만원에서 60만원으로 34.07%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업종의 실적 전망과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원석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주가가 전기차·2차전지 업황을 제대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며 "에코프로그룹주 등은 개인 투자자의 수급이 몰려 고밸류에이션인 상황일 뿐, 펀더멘털이 더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도 "프리미엄 모델 비중이 높아 수요가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강점 덕분에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전기차 업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평가가 극심한 것"이라며 "현재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최악이라 본격적인 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SDI에 대한 2차전지 업종 내 최선호주 관점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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