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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랠리 놓친 기관들, 프로그램 매수 가동...주가는 4일째 하락

파이낸셜뉴스 2023.06.08 07:35 댓글 0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하면서 과거 비중을 축소했던 기관투자가들이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최근 엔비디아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 주가가 나흘 연속 하락해 7일(현지시간) 74.75달러로 마감한 가운데 시장에는 여전히 엔비디아 매수세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뉴스1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하면서 과거 비중을 축소했던 기관투자가들이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최근 엔비디아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 주가가 나흘 연속 하락해 7일(현지시간) 74.75달러로 마감한 가운데 시장에는 여전히 엔비디아 매수세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뉴스1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상승 랠리를 놓친 기관투자가들이 지난 2주간 엔비디아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인용해 스테이트스트리트, 피델리티, 아문디 등 1·4분기 중 엔비디아 비중을 축소했던 기관투자가들이 최근 2주 동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관들, 매수로 돌아서


이들 대형 기관투자가는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해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기 전에 주식을 대거 매각한 곳들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뮤추얼펀드들 역시 올해 초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매각했다. 뮤추얼펀드들이 올들어 가장 크게 비중을 축소한 종목 가운데 하나가 엔비디아였다.

FT는 그러나 월스트리트 중개인들의 말을 인용해 이제 대형기관 펀드매니저들이 다시 엔비디아 주식을 쓸어 담고 있다고 전했다.

뮤추얼펀드, 헤지펀드들이 엔비디아, 또 AMD 같은 다른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스의 미 주식파생시장 부문 공동 책임자인 브라이언 보스트는 2022년 이후 많은 이들이 성장주 비중을 축소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이들이 다시 성장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주식시장 성장을 이끄는 대표 종목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24일 AI 반도체 수요 폭증을 이유로 2·4분기 매출전망을 시장 예상치보다 50% 높여 잡으면서 주가가 305달러에서 419달러까지 폭등했다.

다만 그동안의 폭등세 여파로 지금은 쉬어 가는 모양새다. 2일 이후 거래일 기준 4일 연속 하락해 7일에는 11.75달러(3.04%) 하락한 374.75달러로 마감했다.

수요, 일단 충족


주식 중개인들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식을 내다 팔려는 이들이 별로 없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가 심각한 지장을 받았다.

하루 평균 거래량이 이전 수준의 2배가 넘는 320억달러로 늘었지만 엔비디아 매수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

최근 주가 하락은 이 수요가 단기적으로 충족됐다는 뜻이라고 중개인들은 보고 있다.

중개인들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의 엔비디아 매수는 프로그램 매수였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서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매수 주문을 냈다는 것이다.

두렵지만 매수 포기 못 해


엔비디아가 시장수익률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1.1%에서 지금은 2.7% 수준으로 급격히 높아졌다.

기술주 비중이 높지 않았던 펀드들은 올해 주식시장의 이상 흐름에 당혹해하고 있다.

주가 상승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플랫폼스 등 일부 대형 기술주에 주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들 7개 종목은 올해 주가가 폭등하면서 현재 러셀1000 성장지수 전체 시가총액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엔비디아 폭등세에 기관투자가들은 적잖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이때문에 엔비디아 비중을 줄였던 기관투자가들이 서둘러 방향을 틀고 있다.

3월말 현재 미 3대 투자은행들은 엔비디아를 상위 10개 투자 종목에 포함하고 있다. 각각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이들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간스탠리 등 3대 투자은행 가운데 지난해 말에는 단 한 곳 만이 엔비디아를 톱10에 포함시켰던 것과 대조적이다.

또 일부 헤지펀드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한 5월 24일 직전에 실적 실망을 대비해 비중을 축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엔비디아 주가, 어디로 가나


엔비디아 주가 향배에 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1969년 메인프레임 시대, 1983년 PC 시대, 그리고 2000년 인터넷 붐 시대에 비해 지금의 엔비디아 AI 시대는 주가 붐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승폭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학장(Dean of Valuation)'이라는 별명이 있는 가치투자의 대가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는 엔비디아 시가총액 1조달러는 어불성설이라며 엔비디아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모다란 교수는 1조달러 시총 클럽 멤버들이 애플, MS, 알파벳, 아마존 등 4개 업체로 이들은 모두 소프트웨어 기업이거나 애플처럼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한 곳들이라고 지적했다.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최종시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1조달러 시총이 충분히 정당화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모다란은 그러나 엔비디아는 그 쓰임새가 제한적인 하드웨어 업체로 AI 반도체 시장을 엔비디아가 완전히 장악한다고 해도 지금의 밸류에이션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AI반도체 시장이 10년 뒤 350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이 시장 모두를 엔비디아가 먹어도 엔비디아 시총은 지금보다 20% 낮은 수준이 적정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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