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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재고 '역대 최대'… 감산 여부에 업황 반등 달려

파이낸셜뉴스 2023.03.22 18:29 댓글 0

'부메랑'으로 돌아온 코로나 특수
시설 증설로 재고 속도 더 빨라져
현재 적정수준보다 4배 더 많아
재고 늘수록 메모리 가격 떨어져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재고 수준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도체 업계의 재고자산 증가는 메모리 가격 하락,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만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강자들의 추가 감산 여부가 업황 반등 시기를 좌우할 전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일수는 20~24주 수준으로 추정된다. 적정 재고 수준으로 인식되는 5~6주를 4배 가량 크게 웃돈다.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메모리 매출 비중이 95% 수준에 달하는 SK하이닉스는 업황 침체에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사업보고서에서 "2023년도 국제 시황 악화의 연장선으로 메모리 시장 다운턴(하강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명시하며 단기간에 업황이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재고 자산은 15조 6330억원으로, 전년(8조 9500억원) 대비 74.7%나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로 누린 메모리 생산량을 늘린 게 부메랑이 되면서 재고가 쌓이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가 과잉 재고를 털어내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워낙 재고량이 많아 연말에나 수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메모리 가격 하락세는 수 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까지 4.1달러를 유지하던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올 1월부터 1.81달러로 떨어졌다.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 역시 2021년 7월 4.81달러를 나타낸 이후 2022년 6~10월간 5개월 연속 내린 뒤 보합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수급 정상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주요 기업들의 감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합친 한국의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으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1·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의 공급초과율은 112.5%로, D램 '치킨게임' 사태가 벌어진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도 전 세계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감산 기조 등을 이유로 올해 3·4분기 D램 공급초과율 예측치를 종전 1.4%에서 마이너스(-)1.9%로 조정했다. 당초 3·4분기까지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봤지만, 이번 예측에선 수요가 공급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봤다.

이미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간 SK하이닉스는 추가 감산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라인 운영 최적화, 첨단 공정 전환 등 자연적 감산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적자 기조가 지속되면 인위적 감산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 고물가, 경기 침체 등에 주요 고객사들이 지난해보다 주문을 대폭 줄인 상황"이라며 "메모리 업계의 감산 규모 확대 여부에 따라 하반기 업황 반등 시기가 가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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