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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여전히 짧은 가시거리”···단기채로 ‘무게중심’

파이낸셜뉴스 2024.02.27 16:04 댓글 0

6개월 이하 초단기채 비중 21.3%...전년比 2.9%p↑
장기채 비율은 이 기간 4.8%에서 3.1%로 떨어져


제로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 사진=연합뉴스
제로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금리 방향성이 구체화되기는커녕 선명성을 잃어가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채권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방망이를 길게 잡아 자본차익을 크게 가져가려 했지만 긴축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금을 마냥 묶어둘 순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리 변동에 비교적 둔감한 단기채로 안정성을 먼저 챙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회사채 가운데 잔존만기 6개월 이하 초단기채 거래대금(26일 기준)은 8조16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38조3429억원) 21.3%에 해당하는 수치다.

구간별로 보면 1년 초과~2년 이하(10조1357억원·26.4%), 2년 초과~3년 이하(9조9210억원·25.9%)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유통 회사채의 만기가 ‘단기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1년 전의 경우 잔존만기 6개월 이하 회사채 거래대금은 5조3751억원으로 절대치 자체도 적지만 비율(18.4%)로 따져도 올해보다 2.9%포인트 낮았다. 2년 초과~3년 이하(19.6%) 역시 6.3%포인트 뛰었다.

반대로 20년 초과 장기채 거래대금의 비중은 4.8%(1조4012억원)에서 3.1%(1조1912억원)로 하락했다.

이 같은 단기채 선호 현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정책 기조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부터 흘러나오던 금리인하 시점이 차츰 뒤로 밀리고 있어서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오는 3월을 시작으로 연내 6~7회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던 시장은 이달 지표 서프라이즈에 6월부터 3~4회 인하로 수정됐다”며 “일각에선 추가 인상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지난 22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1월 25bp(1bp=0.01%포인트) 인상 후 10차례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금리차에 따른 환율 변동을 의식해야 하는 입장에서 연준이 먼저 움직이지 않는 이상 선제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초단기채 펀드에는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최근 3개월 새 3조7938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같은 기간 국공채, 일반채 펀드에 각각 1646억원, 9165억원이 들어온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초단기채 펀드는 투자 회수기간이 6개월 내외로 짧은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장기채보다 금리 변동에 둔감해 금리인하시 자본차익을 크게 챙겨갈 순 없지만 채권금리 상승기엔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취할 수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투자 방향을 확정하기 어려울 때 여유자금을 굴리기에 적합한 수단으로 꼽힌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연되는 금리인하 시점이 그동안의 기대를 피로감으로 바꾸며 장기채 투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 권기중 연구원은 “최근 연준의 정책 스탠스가 점차 긴축적으로 변하는 추이를 고려하면 시장금리 하락 시점은 오는 3·4분기가 되고, 4·4분기엔 재차 상승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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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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