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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증시 사상 최고치 찍는데...일학개미는 편식 중

파이낸셜뉴스 2024.02.22 16:17 댓글 0

22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행인이 증시 현황판을 휴대전화로 찍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2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행인이 증시 현황판을 휴대전화로 찍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일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공행진하지만,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일학개미)들은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편식 투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금리 조정으로 지수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종목이나 상품에 다양하게 투자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사상 최고치 갈아치운 닛케이
2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9% 상승한 3만9098.68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버블(거품) 경제 때인 지난 1989년12월29일 기록한 종전 사상 최고치인 3만8957를 34년 2개월 만에 넘어선 수치이다.

글로벌 증시가 금리 때문에 울고 웃던 지난 2020~2022년에도 일본 닛케이지수는 3만 아래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 지난해 1월 3만, 6월에 3만2000을 넘어서는 등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4일 3만3288.29에서 이날 3만9116로 올라서며, 올해 들어 17.50% 상승했다. 올해 2600선에서 횡보하는 코스피와는 대조적이다.

일학개미들의 투자금도 지난해 5월부터 홍콩·중국 증시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의 이달(21일 기준) 일본 증시의 결제금액은 5억8655만달러로 중국·홍콩 증시(1억9547만달러)보다 3배가 많았다.

■'환 헤지 ETF'만 편식하는 일학개미
그러나 일학개미의 투자는 특정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투자자가 일본 증시에서 가장 많이 거래하는 종목은 엔화로 미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 ETF(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였다. 이 종목은 해외시장 전체로 봐도 올해 순매수 4위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만 놓고 보면 압도적이다. 해당 ETF의 순매수 금액은 1억5283만달러(약 2031억원)으로 2위 종목인 아이셰어즈 코어 7-10년 미국채 엔화 헤지 ETF(ISHARES CORE 7-1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 순매수 금액(1167만달러)의 10배, 3위 종목인 도쿄 일렉트론 순매수(370만달러)의 40배가 넘는다.

이 상품은 ‘엔화 가치 상승'과 '미 채권 가격 상승’이라는 두 가지 방향성에 투자하는 구조라 지난해부터 미국채 금리 하락과 엔화 강세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 금융당국이 금리정책에 신중한 상황이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키움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올해 엔화 강세를 전망했던 시장 기대와는 다르게, 일본 금융당국이 통화정책 전환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는 데다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확대, 지난해 4·4분기 GDP 성장률 부진에 다른 경기 전망 약화 등이 엔화 약세를 지속하게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과 같이 엔화 대비 원화와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국면에서 환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당 상품은 지난해 12월28일 1380엔으로 중간 고점을 기록한 이후 이날 1252엔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소부장·내수주 등 추천"
증권가에서는 헤지 상품뿐 아니라 장기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과 섹터에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다고 충고한다.

일본 증시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업종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다. 삼성증권 임은혜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장비 제조업체 상위 15개 기업 중 8개가 일본 기업"이라며 "일본은 반도체 투자에 20조원 이상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정책적 성장 기반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개별 종목을 투자하고 싶다면 도쿄일렉트론과 스크린홀딩스(유안타증권)를, 간접 투자하고 싶다면 '글로벌 엑스(Global X)'의 ETF(삼성증권)가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유안타증권 민병규 연구원은 "올해는 일본 가계의 지출 여력이 실질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상반기 일본 증시의 초과수익은 수출주, 하반기는 내수주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소매, 가정용품, 통신은 올해와 내년 이익전망치가 가장 높게 형성돼 있는 업종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김진영 연구원은 "현재 닛케이225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7배로 통화정책 변동 시 주가지수 조정이 동반될 수 있지만, 일부 업종은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라며 "국내 증시에는 일본 관련 ETF가 많지 않으나 미국 및 일본 상장된 ETF를 활용한다면 일본 투자를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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