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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가상자산·리츠·리셀테크까지 투자지형도 바꾼 MZ [젊은 그들, MZ세대를 만나다]

파이낸셜뉴스 2021.06.23 17:30 댓글 0

비대면으로 계좌 트고 모바일 거래
소액으로 하는 '소수점 투자'도


3년차 직장인 A씨(28)는 출근길 아침 간편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통해 주식을 매매한다. A씨는 매월 월급의 20%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주식으로 난 수익은 가상자산 투자에 활용한다. A씨는 "취미로 스타벅스 굿즈(사은품)를 모으다가 최근 굿즈를 제값보다 비싸게 파는 '리셀테크'(리셀+재테크)도 해봤다"며 "소액이라도 돈을 모으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식·펀드뿐 아니라 가상자산, 대체투자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대한민국 투자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이들은 취미를 투자로 발전시키거나 소액을 바탕으로 투자 경험을 쌓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4000만개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증권업계에선 신규 투자자 중 20대와 30대의 비중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국내 4개 증권사 이용자의 주식거래 행태를 조사한 결과 신규 투자자 중 20대 비중은 28%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기존 투자자 가운데 20대 비중이 8%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MZ세대가 투자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자 증권사 서비스도 속속 'MZ 맞춤형'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 3월 MZ세대를 겨냥해 출범한 토스증권이 두 달반 만에 300만좌를 돌파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자 기존 증권사들도 MTS 간소화 등에 나선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MZ세대 공략을 위해 기존보다 투자장벽을 대폭 낮춘 간편투자 앱 '오투'(O2)를 지난 16일 정식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아마존, 테슬라 등 주식을 쪼개 살 수 있는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지원 중이다.

주식뿐만이 아니다. MZ세대는 가상자산과 부동산·아트 조각투자 등에도 나서면서 투자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실에 따르면 빗썸, 업비트 등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올해 1·4분기 신규 가입자는 총 249만5289명으로 이 중 20대(32.7%)와 30대(30.8%)가 전체 63.5%를 차지했다. 중장년층의 2~3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이 기간 예치금 증가율 역시 20대 154.7%, 30대 126.7%로 크게 늘었다.

작년 12월부터 도지코인 등에 투자해온 취업준비생 B씨(30)는 "취업 시기가 늦어지고 돈을 못 버니 답답한 마음에 코인 투자를 시작하게 된 것 같다"며 "주식투자보다 간편하고 4, 5원짜리 코인도 있어 작은 게임처럼 느끼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조각투자를 활용한 '덕질테크'나 '리셀테크'도 인기다. '덕질테크'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면서 재테크도 함께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저작권 일부를 음악 저작권 공동구매 플랫폼을 통해 사들이고 해당 음원에 대한 사용료가 발생하면 그 차익을 투자 비중에 따라 나눠갖는 식이다.

이에 과거 리츠 등 부동산 분야에만 머물렀던 조각투자는 MZ세대의 실제 관심사로도 확장되기 시작했다. 음악 저작권뿐 아니라 미술품, 고가의 운동화, 명품 가방·시계 등에도 전문 온라인 플랫폼이 생기는 등이다. 고등학생 C씨(18)는 "운동화 리셀은 용돈을 마련하기에 좋아 코로나19 전엔 신상품이 나오는 매장에 아침부터 가 줄을 선 적도 있다"며 "아직 음악 저작권 투자는 해본 적 없지만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음악 공동투자 플랫폼에 올라왔단 소식이 들리면 바로 살 것"이라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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