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매파적 금리 인하' 단행
日 금리인상까지 겹쳐 투심 악화
클래리티법 등 제도권 편입 가속
"내년엔 안정적 흐름" 낙관론 여전
비트코인이 산타랠리없이 횡보중이다. 지난 10월 미중 갈등으로 한 차례 꺾였던 투자심리가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비관론까지 나오는 가운데 내년 정책 통과와 기준금리 방향성을 관건으로 꼽는다.
22일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일대비(24시간 기준) 0.46% 오른 8만8000달러선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간 1.09% 하락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0월 7일 12만6000달러 대비 약 30.15%가 하락한 것이다. 연초가인 9만3000달러선과 비교해도 5.37%가량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 9만~10만달러선을 유지하다가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부과 발표로 7만60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 이후 관세 우려가 완화되면서 10만달러선을 회복했고, 지난 7월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감독 체계를 규정한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되면서 12만달러선을 돌파했다.
올해 8~10월 초까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11만~12만달러선에 거래됐다. 이후 지난 10월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시사하자 10만40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10월 7일 12만6000달러선과 비교해 3일 만에 2만달러 넘게 증발했다.
비트코인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8만~9만달러선에 갇혔다.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던 미중 갈등 완화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더불어 일본은행(BOJ) 금리 인상 결정에 시장 전반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형성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바이낸스 리서치는 12월 리포트에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이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 글로벌 유동성 여건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며 "일본의 통화정책 영향은 암호화폐를 포함한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전망을 두고 일각에선 비트코인이 급락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올해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경신하며 역사상 최고조로 투자심리가 과열됐지만, 열기가 식으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거시경제와 가상자산 전문가인 루크 그로멘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기술적, 거시적 리스크 확대 속에 내년 4만달러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금 대비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고, 이동 평균선도 하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내년 초 비트코인이 오히려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 '클래리티 법(가상자산 시장 구조화 법안)' 통과 등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미국 제도권 편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최근 내년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유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조정 강도는 예년에 비해 완만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제도권 편입 강화로 내년 비트코인은 전통 금융과 상관성이 높은 흐름을 보여줄 것이다. 비트코인은 조정기 때는 '금'과, 상승기에는 미 증시와 상관성이 높았던 만큼, 내년은 금과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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