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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K콘텐츠산업을 결산하고 전망하는 ‘넥스트 K 2026’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콘진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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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K콘텐츠산업을 결산하고 전망하는 ‘넥스트 K 2026’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콘진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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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브 팬덤 '플리'는 산불피해 복구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 블래스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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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월드, 101일간의 티니핑 판타지…‘트윙클 미라클 윈터’.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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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브 리즈, '프린세스 캐치! 티니핑'과 만났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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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활용 장편 영화 '중간계' 속 한 장면. 포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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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에서 몰려든 방탄소년단(BTS) 팬들인 아미들로 북적이는 서울 용산구 하이브 앞. 뉴스1 |
[파이낸셜뉴스] 내년이 K콘텐츠산업의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올해가 생성형 AI 확산과 IP 비즈니스 고도화, K콘텐츠 글로벌 시장 다변화를 데이터로 확인한 해라면 2026년은 그 변화를 산업 구조로 굳힐 수 있을지를 가르는 해가 될 전망이다.
K콘텐츠산업을 결산하고 전망하는 ‘넥스트 K 2026’ 행사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장은 “2026년은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넥스트 K로의 도약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이라며 “AI 대전환 대응과 IP 활용 및 수익모델 다각화 등 핵심 과제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산업 경쟁력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활용 급증…영상 3%→30% ‘데이터로 결산하는 2025년 콘텐츠산업’ 발표에 따르면 올해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생성형 AI 활용의 급증이다. 상반기 콘텐츠산업 사업체의 생성형 AI 활용률은 20%에 도달했다. 이는 혁신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임계점에 해당하는 수치로, AI가 산업 전반의 기본 인프라로 편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활용 영역도 콘텐츠 제작(63%), 창작(40%), 기획(37.4%), 마케팅·홍보(29%) 등 전 과정으로 빠르게 확장됐다. 방송·영상 산업의 경우 활용률이 2024년 하반기 3%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 30%를 넘어섰다.
IP 비즈니스의 고도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콘텐츠 산업 매출 가운데 IP 거래 매출이 전체의 29.3%에 달했다. ‘직장인들’이나 ‘청담국제고등학교 미술반’등 시즌제와 스핀오프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제작 공백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보편화되면서 IP는 단발성 흥행 자산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관리·확장되는 산업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의 위상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콘텐츠 서비스 무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이후 K콘텐츠 수출은 특히 중남미, 중동 등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또 국내 소비 환경은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됐다. 올해 유튜브·넷플릭스 등 OTT 이용률은 90%에 육박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회와 함께 구조적 문제도 드러냈다. 글로벌 플랫폼 중심 유통 구조 속에서 수익성 악화가 방송·영상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콘텐츠 판매 시대 끝났다"…방송은 마케팅 플랫폼 이날 2026년 콘텐츠산업 키워드로 △골든타임(Golden T.I.M.E.) △AI 리셋 △콘텐츠 IP 리그 △애착자본 △HIP 2.0 △경계감수성이 제시됐다. 이중 IP와 애착자본은 콘텐츠 기업 수익화 전략의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황오영 JTBC 콘텐츠국장은 “제작 편수 감소, 투자 위축, 광고 시장 축소라는 삼중고 속에서 콘텐츠 판매의 시대는 끝났고, IP를 축적·활용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방송을 수익 창구가 아닌 마케팅 플랫폼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니메이션 ‘티니핑’을 중심으로 한 SAMG엔터테인먼트의 IP 전략은 성공 사례로 주목받았다. 티니핑은 어린이용 TV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했지만, 극장판을 기점으로 성인 팬층까지 확장됐다. 이후 K팝 아티스트, 자동차, 스포츠, 금융 등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IP 접점을 확대했다. 이는 상품 판매를 넘어 팬들이 ‘티니핑’ 세계관 안에서 ‘경험 소비’를 하도록 설계했다는 평가다.
송재승 SAMG 전략기획팀장은 “콜라보의 목적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놀이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팬들은 더 이상 콘텐츠를 한 번 보고 끝내지 않는다. 접점을 계속 만들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팬덤이 유지되고 확장된다”고 말했다.
■팬덤은 '애착 자본'…강력한 자산이자 리스크 내년 콘텐츠 산업에서 또 하나 주목할 키워드는 '애착자본'이다. 팬덤을 단순 소비 집단이 아닌 애착 자본으로 정의했다. 이는 팬의 신뢰와 애정, 참여가 축적되며 사회·문화·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자산이라는 의미다.
팬덤은 이제 ‘콘텐츠를 본 사람’이 아니라 ‘세계관에 속한 존재’로 인식된다. 스토리 전개에 의견을 제시하고, 2차 창작물을 만들며, 때로는 제작 방향에 집단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최민근 MBC PD는 “팬덤을 이해하지 못한 기획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는 창작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시대가 아니라, 팬들이 원하는 세계관과 욕망을 정확히 이해한 뒤 콘텐츠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 창작자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 팬들이 참여하고 확장할 수 있는 ‘놀이터’를 설계하는 역할에 가깝다는 것이다. 새로운 리얼리즘 개념으로 ‘핍진성’도 강조됐다.
최 PD는 버추얼아이돌 플레이브의 인기를 언급하며 “과장된 설정이나 비현실적인 캐릭터라도 팬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세계관이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짚었다.
송진 센터장도 “팬덤은 소비자를 넘어 투자자가 됐다”며 “팬덤을 대상으로 한 품질 관리, 투명한 소통, 피드백 체계가 무너지면 애착 자본은 빠르게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며 "팬 신뢰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가장 위험한 변수”라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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