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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역대급 불장 속 대형주만 치솟았다… 73% 오를 때 중형주 43%·소형주 21%↑[증시 양극화]

파이낸셜뉴스 2025.12.21 18:14 댓글 0

올해 코스피 시총 69% 증가
삼전·SK하이닉스 132% 늘어
대형주 PBR 0.93배→ 1.46배
내년엔 중소형주 상승 전망도


증시 불장 속 대형주 '쏠림 현상' 심화. 뉴시스
증시 불장 속 대형주 '쏠림 현상' 심화. 뉴시스



증시 역대급 불장 속 대형주만 치솟았다… 73% 오를
코스피 4000 시대를 맞이하며 국내 증시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지만, 대형주 중심의 성장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종 등 대형주에 매수세가 쏠리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비롯한 주요 지표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대형주 PBR은 올해 초 0.93배에서 이달 19일 1.46배로 큰 폭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중형주 PBR은 0.61배에서 0.80배로, 소형주 PBR은 0.45배에서 0.54배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증시 호황 속 소형주에 대한 저평가가 이어지며 대형주와의 격차가 더욱 커진 모습이다. PBR은 자기자본 가치 대비 주가가 어느 수준에서 평가받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1배가 됐을 때 시장에서 적정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가총액 자체만 봐도 쏠림현상은 두드러진다. 코스피 상장기업 시가총액 합산액에서 대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초 80.6%에서 83.5%까지 확대됐다. 대형주 종목 수는 99개로, 코스피 전체(843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7%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몸집을 키운 영향이 컸다. 올 들어 코스피 시가총액은 69.0% 늘었는데,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131.7%나 뛰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초 22.6%에서 지난 19일 31.0%까지 확대됐다. 지난달 3일에는 31.9%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형주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수익률에서도 격차가 벌어졌다. 코스피 대형주는 연초 대비 73.2% 상승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43.0%, 21.5% 성장했다.

코스닥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스닥 시가총액에서 대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초 45.6%에서 47.1%로 늘며 절반 수준에 근접했지만, 소형주는 26.1%에서 21.6%로 몸집이 줄었다. 수익률도 올 들어 코스닥 대형주는 38.8%를 기록한 반면 소형주는 12.8% 오르는 데 그쳤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대응력이 높은 대기업 중심의 쏠림현상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와 달리 수출기업에 고환율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데다 미국의 관세정책 등 불확실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공지능(AI) 거품론 우려 등이 나오고 있지만 반도체주 중심의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소수의 조선·방산·원전 등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겠지만, 나머지 부분까지 훈풍이 미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나라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 등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양극화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관세정책의 불확실성, 고환율 부담, 중국의 기술력 발전 등으로 인해 당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줄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내년부터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들은 내수부진으로 실적이 둔화되면서 주가도 힘을 받지 못했는데, 특히 내수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 관련 업종들이 부진했다"며 "내년에는 주택공급 대책이 발표되고, 국내총생산(GDP)도 예상보다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거품론이 재부각되면서 대형주의 시가총액이 더욱 확대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정책으로 벤처기업들에 모험자본 공급이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에는 중소형주나 가치주 위주로 주가가 상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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