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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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증시가 17일(현지시간) 오라클이 다시 불러일으킨 인공지능(AI) 회의론과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 속에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5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져 추가 하락 우려를 높였다. 로이터 |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17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오라클이 다시 불을 지핀 인공지능(AI) 회의론이 AI 관련주, 나아가 뉴욕 증시 전반에 먹구름을 몰고 왔다.
나스닥은 반등 하루 만에 급락했고, 시황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중단기 추세선인 50일 이동평균선이 붕괴돼 추가 하락 우려를 키웠다.
이날 일본은행(BOJ)이 이틀에 걸친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를 0.25%p 인상해 0.75%로 끌어올릴 것이란 예상 속에 투자자들은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제히 하락
증시는 초반 오름세를 접고 곧바로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대형 우량주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은 전일 대비 228.29p(0.47%) 내린 4만7885.97, S&P500은 78.83p(1.16%) 하락한 6721.43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AI 관련주 급락 충격으로 418.14p(1.81%) 폭락한 2만2693.32로 주저앉았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14p(6.92%) 급등한 17.62로 치솟았다.
산타랠리 실종 우려 고조
뉴욕 증시는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을 접는 모양새다. 악재가 중첩된 탓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오라클의 미시간주 샐린타운십의 1기가와트(GW) 용량 데이터센터 건축 계획이 무산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돈을 대기로 한 사모펀드 블루아울 캐피털이 오라클의 부채 부담을 의식해 발을 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최근 불거진 AI 회의론에 다시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AI가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익성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이제 전문 투자자마저 몸을 사릴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시장이 AI 관련주들을 외면했다.
여기에 증시 영향력이 엄청난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까지 겹쳤다.
BOJ가 예상대로 19일 금리를 0.25%p 인상하면 뉴욕 증시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 유입됐던 엔화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
이런 악재는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을 꺾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이듬해 신년 첫 2거래일을 더한 7거래일 동안 S&P500 지수는 평균 1.2% 상승했다. 이를 산타랠리라고 부르지만 최근 흐름으로 보면 산타랠리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이날 S&P500 지수의 50일 이평선이 무너지면서 추가 약세가 예고된 터라 산타랠리 대신 약세장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다시 고개 든 AI 회의론
오라클 프로젝트가 무산 위기에 빠지면서 AI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AI가 중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경제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은 높지만 막대한 투자가 그만한 매출, 순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를 둘러싸고 투자자들이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전문 투자자 블루아울이 발을 뺀 것은 이런 회의론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충격에 AI 관련주들은 급락했다.
발단이 된 오라클은 10.19달러(5.40%) 급락한 178.46달러, 오라클 데이터센터에 AI 칩을 납품할 엔비디아는 6.78달러(3.81%) 하락한 170.94달러로 미끄러졌다.
맞춤형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은 15.28달러(4.48%) 급락한 326.02달러, AMD는 11.06달러(5.29%) 떨어진 198.11달러로 추락했다.
AI 솔루션 대표 주자 팔란티어는 10.46달러(5.57%) 급락한 177.29달러, 알파벳은 9.67달러(3.14%) 하락한 298.06달러로 마감하며 300달러 선을 내줬다.
테슬라는 사상 최고 주가 기록을 경신한지 하루 만에 22.62달러(4.62%) 급락한 467.26달러로 주저앉았다.
애플은 2.77달러(1.01%) 하락한 271.84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는 0.27달러(0.06%) 밀린 476.12달러로 약보합 마감했다.
양자컴퓨팅 폭락
양자컴퓨팅 스타트업들은 폭락했다.
전날 7% 넘게 폭등했던 아이온Q와 디웨이브 낙폭이 특히 컸다.
아이온Q는 3.82달러(7.69%) 폭락한 45.85달러, 디웨이브는 1.72달러(6.74%) 급락한 23.80달러로 미끄러졌다.
리게티도 1.49달러(6.22%) 급락한 22.47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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