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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베팅 시장, 2년 사이 거래량 130배 확대…예측, 도박인가 금융상품인가

파이낸셜뉴스 2025.12.17 04:12 댓글 0

[파이낸셜뉴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중심가 건물 전광판에 11월 29일(현지시간) 스포츠 베팅 애플리케이션 광고가 나오고 있다. AP 연합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중심가 건물 전광판에 11월 29일(현지시간) 스포츠 베팅 애플리케이션 광고가 나오고 있다. AP 연합

예측 베팅 시장 규모가 2년 사이 130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이 온라인을 타고 급속도로 확대되는 가운데 스포츠부터 정치,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도박과 유사한 예측 시장에서의 베팅도 급격히 늘고 있다.

예측 베팅이 도박인지 금융상품인지를 놓고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업체 듄, 키록의 공동 보고서를 인용해 예측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폴리마켓, 칼시 같은 온라인 플랫폼의 베팅 규모는 2024년 월 1억달러 미만이던 것이 올 11월에는 130억달러를 넘는 규모로 확대됐다.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은 도박꾼, 또는 내기꾼들이 어떤 공공 이벤트이든지 간에 그 결과에 대해 ‘이벤트 계약(event contracts)’의 형태로 내기를 걸 수 있도록 하는 시장이다.

이벤트 계약이란 내기의 형태를 취하는 금융 상품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데이터, 프로 축구 경기, 각종 선거, 금리 인상 여부 등 특정 이벤트 결과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에 베팅하는 것이다. 이벤트 계약 가격은 그 결과가 발생할 확률을 반영해 책정된다.

이 분야 양대 업체로 비상장사인 폴리마켓과 칼시는 최근 수개월 사이 기업가치가 크게 불어났다.

칼시는 이달 자본 모집을 통해 10억달러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110억달러(약 16조원)로 평가됐다. 자본 모집에는 사모펀드 세쿼이아,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 캐피털G, 암호화폐 투자 업체 패러다임 등이 참여했다.

폴리마켓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기업인 인터내셔널 익스체인지(ICE)가 최대 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지난 10월 기업가치가 약 80억달러로 평가됐다.

스포츠 도박은 많은 미국 주에서 불법이지만 예측 시장 플랫폼들은 이것이 도박이 아니라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전국 단위 감독을 받는 금융 계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측 시장은 지난해 미 대선을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막상막하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결과는 에측 시장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트럼프의 압승이었다.

과거에는 예측 시장 거래량에서 폴리마켓이 압도적이었지만 지금은 칼시가 빠르게 부상하면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지난달 두 플랫폼에 도박꾼들이 건 베팅 금액은 약 90억달러였다.

폴리마켓은 영국령 케이먼제도에 본사를 둔 곳으로 CFTC 인가는 지난달 나왔다. 이전에는 미국에서 금지됐었다.

반면 칼시는 본사가 미국 뉴욕에 있는 베팅 플랫폼으로 2021년 CFTC로부터 미국 최초의 합법적인 이벤트 계약 거래소(DCM) 승인을 받았다.

이들은 도박 시장 확대를 위해 주요 스포츠 리그와 신규 협력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구글 파이낸스는 폴리마켓, 칼시 모두의 데이터를 토대로 확률을 표시하고 있고, 칼시는 CNN, CNBC와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 이벤트에 대한 베팅이 두 플랫폼 모두에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일례로 칼시 사용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내년 1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0%로 보고 있다.

칼시 사용자들은 아울러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아바타 최신작이 어떤 평점을 받을지, 이달 뉴욕시에 눈의 얼마나 내릴지도 베팅한다.

폴리마켓에서는 사용자들이 리얼리티 TV쇼 ‘서바이버’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X 주간 포스팅 횟수 등에도 베팅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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