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지분 증여
책임경영 행보 탄력
'뉴 삼성' 본격화 전망  |
|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4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
[파이낸셜뉴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 지분 증여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 가운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도 복귀 필요성에 대한 내부 공감대를 언급하면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4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이찬희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대해) 위원회 내에서 공감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회사로부터 공식적인 요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대해 "(개인적으로)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회사에서도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문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회장이 올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뉴 삼성' 체제를 본격화하기 위한 등기이사직 복귀 가능성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경영 전면 복귀가 삼성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한 필수 수순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준감위 내부에서도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2019년 임기 만료 이후 재선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 이 회장은 현재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한 미등기임원으로 남아 있다. 미등기임원은 법적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지위인 만큼 책임경영 실현을 위해서는 등기이사로 복귀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2일 어머니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으로부터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로 증여받으며 지배력을 더욱 강화했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지분율 19.3%), 삼성전자(5%), 삼성바이오로직스(43.1%) 등의 지분을 보유해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4기 준감위 임기가 내년 2월 종료되는 가운데, 차기 위원장과 위원 구성 윤곽도 이달 중으로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찬희 위원장은 재연임 여부와 관련해 "삼성 내부에 준법경영이 어느 정도 체질화됐다고 판단한다"며 "회사 측에서 (연임을) 요청한다면 개인적으로 수락을 고려하고 있다"며 재연임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에선 최근 일부 계열사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관리 부실 문제는 공식 안건으로 오르지 않았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는 약 5000명의 임직원 인사고과·연봉·주민등록번호 등이 담긴 개인정보 파일이 사내 공용폴더에 장기간 노출됐으며 삼성전자에서도 유사한 방식의 대규모 개인정보 노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준감위원장은 "내부 정보 유출과 관련한 시스템 점검 필요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았지만 시스템 관리 실태를 사실관계 중심으로 점검해보자는 취지에서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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