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신태용 전 울산HD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
[파이낸셜뉴스] 대한축구협회(KFA)가 올 시즌 K리그를 강타한 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의 선수 폭행 논란에 대해 칼을 빼 들었다.
6일 축구계와 울산 구단 등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전날 울산 구단 측에 공문을 발송했다. 신 전 감독의 선수 폭행 의혹 및 폭언 등과 관련해 구단이 파악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보고해 달라는 내용이다. 이는 단순한 소문을 넘어 협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진상 파악에 착수했음을 의미한다.
협회 관계자는 “당장 징계 절차에 돌입한 것은 아니다. 우선 사건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협회는 울산 구단이 회신하는 경위서를 면밀히 검토한 뒤, 이를 바탕으로 공정위원회 회부 등 본격적인 징계 절차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울산이 제출할 경위서에는 논란의 핵심인 정승현에 대한 뺨 타격 행위를 비롯해, 선수들이 폭행 및 폭언으로 인지한 신 감독의 여러 언행이 포함될 전망이다. 또한 구단이 신 감독에게 경고를 내리고 결국 경질에 이르게 된 내부 과정도 상세히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단의 소명과 별개로 협회가 신 전 감독에게 실제로 중징계를 내릴지는 미지수다.
 |
| 울산 HD 수비수 정승현.뉴스1 |
지난달 30일 K리그1 최종전 직후 정승현의 폭로로 사태가 공론화된 이후, 협회 내부에서는 사건 처리를 두고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폭행 등 인권 침해에 둔감한 축구계의 구태를 이번 기회에 끊어내야 한다"는 강경론이 제기됐으나, 한편에서는 "같은 축구인끼리 굳이 문제를 키울 필요가 있느냐"며 덮고 넘어가자는 온정주의적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사건의 당사자인 울산 구단의 모호한 태도 역시 변수다. 선수단은 최종전 당일 구단과 상의해 정리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으나, 이틀 뒤 발표된 구단의 사과문은 알맹이가 빠져 있었다. 구단은 "이번 사태에 책임감을 갖고 시스템 보완에 만전을 기해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원론적인 문장 하나로 사건을 갈무리하려 해 팬들의 비난을 샀다.
정승현의 주장에 따르면 신 전 감독의 폭행은 부임 초기 선수단과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발생했다.
당시 신 감독은 정승현의 뺨을 손바닥으로 가격했다. 온라인상에 유포된 해당 영상을 접한 여론은 이를 단순한 '지도자의 애정 표현'으로 보기에는 강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정승현은 이 외에도 선수들이 신 감독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고 폭로했으며, 특히 선수 귀에 대고 호루라기를 불었다는 엽기적인 괴롭힘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임을 시사했다.
협회가 뒤늦게나마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딛고 납득할 만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