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컨테이너선 150만TEU·벌크선 110척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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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CIT에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HMM의 애미시스트가 정박해있다. 사진=강구귀 기자 |
[파이낸셜뉴스] HMM이 K조선에 주요 선종 발주 10조원을 넘겼다. 2017~2025년 8년 간 누적 규모다. HMM은 2024년 ‘2030 중장기 전략’을 통해 컨테이너선 150만TEU, 벌크선 110척 확보 등을 목표로 하는 만큼 앞으로 K조선에 대한 발주도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이 초대형선, 친환경선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해운업과 조선업의 협업 범위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2017~2025년 국내 조선소에 주요 선종 기준 10조3754억원 규모 62척을 발주했다. 올해 들어서만 HD현대중공업(30만t 규모 VLCC, 3633억원), 1만3000TEU 규모 컨테이너선이자 LNG 이중연료선인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8척) 및
한화오션(4척) 총 3조490억원 등 3조4123억원어치를 발주했다. 지난 2018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2만4000TEU 7척,
삼성중공업 2만4000TEU 5척, HD현대중공업 1만6000TEU 8척 등 3조1532억원어치 컨테이너선을 발주한 기록을 경신했다.
2010년대에 장기간 지속된 글로벌 해운업계 침체로 인해 대부분의 해운사들의 발주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도 침체에 빠졌다. 이 상황에서 HMM은 2017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 초대형 유조선(VLCC) 5척 발주를 시작으로 2018년에 HD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국내 조선 3사에 20척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당시 조선업계에 단비같은 소식이었다. 2021년부터 조선업 호황이 시작되면서 2017년부터 시작된 HMM의 대규모 발주는 국내 조선업계에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HMM은 높아진 선대 경쟁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타선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률 약 10조원을 기록키도 했다.
2023년에는 기존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아닌 HD현대삼호중공업, HJ중공업에 9000TEU 규모 컨테이너선을 각각 7척, 2척 발주했다. 메탄올 이중연료선이다. 규모는 1조4128억원에 달했다. HJ중공업은 HMM 발주로 메탄올 추진선을 처음으로 제작한 바 있다.
이같은 발주에 힘입어 HMM의 전체 선대도 확대 추세다. 컨테이너선은 2023년 71척, 2024년 83척, 올해 9월 말 기준 91척으로 늘었다. 벌크선대는 2023년 34척, 2024년 42척, 올해 9월 말 49척으로 확대됐다. 컨테이너와 벌크선 양 부문 동시에 선대 규모가 확대 중으로, 단일 화물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조 개편 전략으로 보인다.
친환경 선대도 확대 추세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연료로 쓰는 선박을 확충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LNG(액화천연가스)는 기존 중유 기반 원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3%, 질소산화물을 80%, 황산화물을 99% 이상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파산했지만 HMM이 남아있어 K조선의 버팀목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조선·해운 산업의 시너지를 고려한 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마스가'로 대표되는 조선 산업의 미국 진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내 해운사 양성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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