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韓 소환해 尹 공천 개입 여부 확인 다만 나머지 특검 소환에 韓이 거부해 실제 출석할 가능성은 낮아 '징역 15년 구형' 김건희, 소환돼 '매관매직 의혹' 조사  |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공천하려 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불화를 겪었다고 주장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얼마남지 않은 수사기간을 고려해, 윤 전 대통령 소환 전 확실한 증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전 대표가 나머지 특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만큼, 실제로 출석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박노수 특검보는 지난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오는 10일 오후 2시에 출석하라고 통보하는 내용의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다고 4일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참고인 신분이다.
특검팀은 지난 8월부터 한 전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위해 일정 협의를 요청했지만, 문자 메시지와 3회의 출석 요구서를 보냈음에도 회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한 전 대표는 언론 등을 통해 제22대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해 김 전 부장검사를 공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윤 전 대통령과 갈등이 생겼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있다"며 "이는 특검 수사 대상인 윤 전 대통령 등의 공천 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반드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전 대표가 당대표로서 수행하는 업무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에 대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는 점을 감안해 수사에 협조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전 대표에게 김 전 부장검사의 공천을 부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여론조사 등을 종합해 김 전 부장검사를 컷오프했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의 사이가 틀어졌다고 보고 있다.
김 전 부장검사가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의심받고 있는 만큼,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김 전 부장검사 청탁을 요청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검팀이 한 전 대표를 소환조사하게 된 이유도, 오는 28일 수사 기간이 만료되는 것을 고려해 최대한 윤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에 대한 퍼즐을 맞춰 놓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만약 윤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가 확인될 경우, '공직자 신분이 아닌' 김 여사에 대해 특가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 적시가 가능해진다. 이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공천과 인사 개입이 핵심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한 전 대표에게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이들의 공천 개입 시도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김 전 부장검사의 공천을 요청했는지 △김 전 부장검사 외에도 다른 인물의 공천을 요구받은 것이 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 전 대표가 실제로 출석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한 전 대표가 앞선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과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검)의 조사와 공판 전 증인신문 요청에도 "정치적 수사"를 이유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편 특검팀은 전날 총 15년의 징역형을 구형받은 김 여사를 오후 2시부터 불러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42쪽의 분량을 준비했지만, 김 여사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됐다. 이날 김 여사는 각종 금품을 수수한 혐의의 피의자 신분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반 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사업가 서성빈씨의 바쉐론 콘스탄틴',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금거북이' 등을 수수한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해당 금품을 김 여사가 받은 뒤 윤 전 대통령을 통해, 이들과 관련된 각종 인사와 청탁을 수행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오는 11일 2차 조사에서는 '종묘 사적 차담회 이용 의혹'과 '해군 선상 파티 의혹',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등 나머지 의혹에 대한 폭넓은 조사를 할 방침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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