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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김건희 징역 총 15년·벌금 20억원 구형..."국가 통치 시스템 붕괴시켜"

파이낸셜뉴스 2025.12.03 19:57 댓글 0

金 측 "특검, 정치적 목적을 갖고 수사"
金도 최후 진술 통해 "진심으로 죄송"
金, 1심 선고 내년 1월 28일 확정
중형 실형 그대로 될지 주목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주가조작과 통일교 청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결심공판이 진행된 가운데 김건희 씨가 피고인 자리에 앉아있다. 진=뉴스1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주가조작과 통일교 청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의 결심공판이 진행된 가운데 김건희 씨가 피고인 자리에 앉아있다. 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정점' 김건희 여사에 중형을 선고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저지른 범행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훼손했다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여사 측은 특검의 짜맞추기식 억지 논리로 인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3일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여사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김 여사는 검은색 코트 등 검은색 옷을 입고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한 채 법정에 들어섰다.

이날 특검 측에서는 민중기 특검이 3특검의 수장들 중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사건을 담당했던 김형근(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오정희(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박상진(건진법사 청탁 의혹) 특검보를 비롯해 15명의 검사들이 참석하며 형량 입증에 주력했다. 김 여사 측에서는 최지우·채명성·유정화 변호사가 방어에 나섰다. 양측은 각 혐의별로 프레젠테이션(PPT) 준비, 총 100장 이상의 PPT를 통해 치열한 법적 공방에 나섰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징역 도합 15년을 구형했다.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묶어, 징역 11년에 벌금 20억원, 추징금 8억1144만원을, 정치자금법의 경우 징역 4년과 함께 추징금 1억3720만원을 요청했다. 특검팀은 총 징역 15년에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64억원을 재판부에 구형했다.

특검팀은 "십수년 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이후 모든 공범들이 법대 앞에 섰으나 피고인만은 예외였다"며 "최근 국민 모두가 무함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은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종교단체와 결탁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무너뜨렸으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과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국가 통치 시스템을 붕괴시켰다"며 "피고인은 지금도 법이 본인이 자행한 불법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 듯 하다. 수사와 재판 기간 동안 본인의 권리를 주장함에 있어서는 한 치의 소홀함도 보이지 않았으나, 본인이 저지른 잘못과 관련해 본인만 밝힐 수 있는 진실의 영역에 관해서는 철저히 침묵과 은폐로 일관하고 진술 거부권에 숨어 어떠한 진정의 참회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 역사에 영원히 부끄럽게 기록될 법치 파괴 행위는 일반인이 통상 범위 내에 저지를 것이라고 마련된 기존 양형을 포섭할 수 있는 차원을 크게 넘어섰다"며 "따라서 피고인에 대해 현재 마련된 양형 기준 범위내 각 최고형이 선택되더라도 부족함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 측은 반발에 나섰다. 최 변호사는 공판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구형량만 보더라도 특검이 얼마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수사를 한 것인지 알 수 있다"며 "지금 특검의 (김 여사가 사법 시스템을 붕괴시켰다는) 발언은 대한민국 검찰 전체를 모독하는 것이고,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해선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알지 못했고, '명태균 공천 개입'에 대해선 김 여사가 정치인이 아니며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받았다고 하는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선 "전씨 증언의 신빙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며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변호인 측은 전씨로부터 받았다고 인정한 샤넬백 등에 대해선 "신중하지 못했다"며 시인하기도 했다. 김 여사의 악화된 건강 상황으로 인한 보석도 다시 한번 요청했다.

김 여사도 최후 진술을 통해 선처를 호소했다. 김 여사는 "저도 너무 억울한 점이 많지만, 제 역할에 의해 제가 잘못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며 "그렇다고 해서 특검이 말하는 것에 대해서 다툴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저로 인해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전했다.

김 여사에 대한 1심 선고 기일은 내년 1월 28일 오후 2시 10분으로 정해졌다.

김 여사는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26개월여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과 공모해 주가조작을 실행, 8억10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단순 전주(錢主)가 아닌 주가조작의 공모자로 보고, 시세조종행위에 직접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김 여사가 명태균씨로부터 총2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은 김 여사가 전씨로부터 통일교 청탁과 함께 샤넬백 2개와 그라프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봤다. 특검팀은 공식 지위에 있지 않은 김 여사가 정부의 물적, 인적 자원을 활용해 통일교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여사는 지난 8월 12일 전직 영부인 최초로 구속된 후 구속기소까지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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