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공장 이달부터 근무시간 단축
생산성 향상 방안 구체화는 아직
지연공장 '숙제'...논의 일시 중단  |
| 현대트랜시스 동탄시트연구센터 전경. |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의 노사가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근무형태 변경에 합의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이루진 못한 현대트랜시스가 이번 합의에 나서면서 그룹 '근무 선진화'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다만 줄어든 노동시간 만큼의 생산량을 만회하는 방안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고, 일부 공장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생산성 확보를 장담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2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트랜시스 지회는 지난 1일 '8+8 근무형태' 변경에 최종합의했다. '8+8 근무형태'란 임금을 보전한 채 주간 연속 2교대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각 8시간 수준으로 제한하는 형태다. 올해 초부터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근무효율 향상을 의논한 지 약 1년 만에 얻은 결실이다.
이번 합의로 성연공장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은 기존 주간 기준 오전 6시50분~오후 4시에서 오전 6시45분~오후 3시30분으로 25분 줄어들게 된다. 야간 근무의 경우 오후 4시~오전 1시30분에서 오후 3시30분~오전 0시15분으로 45분 감소한다. 노사는 지난 1일부터 시범 운영에 돌입했고, 내년 1월 1일부터 본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트랜시스가 단축 근무에 합의한 것은 현대차그룹 차원의 근무 선진화와 궤를 같이 한다. 현대차는 2009년 노사 합의를 거쳐 2013년 '8+8 근무형태'를 도입하며 공장의 밤샘 근무를 철폐했다. 이를 통해 노동 시간은 줄었으나, 노사 합의로 임금은 유지됐다. 기아도 2012년 교섭 합의로 같은 해 근무 시간 단축에 나섰다. 이후 근무단축 기조가 그룹 내로 확산되면서 현대트랜시스를 제외하고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들이 모두 8+8 근무형태 변경 도입을 완료한 상태다.
현대트랜시스 노사는 줄어든 근무시간에 따른 생산량을 만회하기 위해 장비 가동률 향상을 통한 시간당 생산 대수 조절(UPH)을 적극 활용키로 했다. 아울러 제헌절 정상근무, 조합활동 시간 축소, 중식시간 2교대 교차운영 등을 통해 부족한 작업시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합의내용 가운데 '추가 작업시간 확보', '업무부하율 증가' 등이 포함돼 생산성 향상 및 근무효율 향상 방안이 모두 구체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에 시범 운영 기간에 대책 마련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아울러 성연공장보다 근무 인원이 3배 넘게 많은 지곡공장의 경우 아직 노조와 사측이 협의 과정에서 쟁점 좁히지 못하고 논의가 중단돼 진통이 예상된다.
인정복 현대트랜시스서산지회 지회장은 "근무형태 변경은 기존 노사 합의서에 따라 생산성 향상과 임금 보전 원칙을 기반으로 합리적으로 추진하면 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현대트랜시스측은 "그간의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신속히 협의를 재개할 것"이라며 "근무형태 변경의 기본취지 및 원칙에 입각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근무형태 변경이 조속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교섭 합의로 내년도 임금협상 합의안도 세부 조정됐다. 지난달 18일에 제시된 임금단체협상 잠정 합의안보다 성과급이 154만원 인상됐고, 연월차, 특근, 상여 등을 포함해 총 206만원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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