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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금융 이어 대기업까지…자사주 소각 러시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2025.12.01 15:48 댓글 0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서 자사주 소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LG가 내년 상반기 보유 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계획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지주, 금융사에 국한됐던 자사주 소각 흐름이 대기업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선 내년 코리아 밸류업 정책과 맞물린 대규모 주주환원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이사회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규모는 수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LG전자,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들이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진행해온 소각 흐름에 이어 그룹 지주사까지 참여한 전사적 환원 기조 강화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환원 강화가 실질적 실행 단계로 진입한 상징적 사례로 보고 있다.

LG의 결단은 이미 진행 중이던 지주, 금융 중심 자사주 소각 흐름에 불을 붙였다. 하나금융지주는 3·4분기 실적 발표에서 1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 소각을 결정해 연간 주주환원 규모를 1조8000억원대로 확대했다. LS는 지주사 전환 이후 첫 대규모 소각을 단행했고, HL홀딩스 역시 발행주식수의 2% 넘는 물량을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SK, SK스퀘어는 자사주 비중이 높고 상법 개정 압박과 맞물려 향후 소각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종목들이다.

시장은 LG의 전량 소각 발표를 자사주 정책의 대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 주당순이익(EPS),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핵심 지표가 개선되면서 대형주의 밸류에이션(PBR)이 빠르게 재평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를 계기로 대형주 중심 밸류업 장세 흐름을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증권 김민규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단순 자사주 비율뿐만 아니라 같이 살펴야 할 것이 있고, 소각을 가정했을 때 최대주주의 지배력 변화와 자본에서 이익잉여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는 3차 상법 개정안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자기주식 규제 강화 등을 논의 중이며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기업 환원 가이드라인 제도화도 병행하고 있다. 증권가는 내년부터 소각, 배당,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는 입법, 실행 구조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의 전량 소각 발표는 단순한 공시가 아니라 대기업 중심 밸류업 트렌드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강력한 신호”라며 “AI, 전력기기, 데이터센터, 방산 등 실적 기반 업종과 함께 지주, 금융, 제조 대기업까지 소각, 배당 경쟁이 확산되면서 시장의 선택과 집중 흐름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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