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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유·코코아값 급등에 고환율까지… 식품업계 비용절감 사활

파이낸셜뉴스 2025.11.24 18:37 댓글 0

올해 팜유 8%·코코아값 7% 뛰어
이상 기후에 작황부진 이어진 탓
환율 상승도 업계 원가부담 키워
공급망 다변화 등 대책 마련 나서



국제 팜유와 코코아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원·달러 환율까지 치솟으며 국내 식품업계가 원재료 수입 부담의 '이중고'에 직면했다.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오리온, 롯데웰푸드, 오뚜기, 농심 등 식품 4사의 올해 3·4분기 누적 원재료 매입 증가액은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환율까지 상승하자 업계는 원부자재 수급 재검토와 공급망 다각화 등 비용 절감 대책 마련에 나섰다.

■팜유·코코아값 상승으로 수입 원가 급등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팜유와 코코아 등 핵심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로 국내 주요 식품 업체들의 수입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오리온의 올해 1~9월 원재료 매입액은 1조64억원으로 전년 동기(8841억원) 대비 1223억원(13.8%) 증가했다. 롯데웰푸드는 같은 기간 매입액이 1조47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3153억원)보다 1577억원(11.9%) 늘었다. 오뚜기는 1조5921억원에서 1조7522억원으로 1601억원(10.1%) 증가해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농심은 8213억원에서 8545억원으로 332억원(4.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라면과 스낵, 제과류의 핵심 원료인 팜유와 코코아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9월 t당 평균 930달러였던 국제 팜유 가격은 올해 같은 기간 101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약 80달러(8.1%) 올랐다. 코코아 가격 상승세도 가팔랐다. 지난해 t당 평균 약 6800달러였던 시세는 올해 7300달러로 500달러(7.3%) 가까이 뛰었다. 팜유는 라면(유탕면)과 스낵 제조 시 바삭한 식감 구현과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필수적인 원료다.

가격 급등의 주원인은 기후변화다. 엘니뇨 현상 등 이상 기후로 팜유 주요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공급량이 줄었고, 코코아 역시 주산지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작황 부진으로 공급난이 이어지고 있다.

■환율까지 덮쳐…공급망 다변화 사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환율 상승은 원재료 수입 단가 상승으로 직결돼 기업들의 제조 원가 압박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당시 1396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75원으로 79원(5.6%) 상승했다.

식품업계는 4·4분기 수입 원가 부담 완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원가 부담 최소화를 위해 수급 재검토와 구매 활동 등 다각적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외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관리가 식품업계 실적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김태황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 이후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가중됐다"며 "어떤 제품은 밀어내기로 가격이 낮아진 반면, 일부 품목은 관세와 환율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등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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