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음성 AI 유니콘' 일레븐랩스 한국 진출 선언
"한국 시장,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서비스 기준"  |
| 마티 스타니셰프스키 일레븐랩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 서울에서 열린 한국 진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두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며 파트너 찾기에 나섰다. 한국이 세계적인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높은 AI 수용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성공의 '테스트 베드'를 넘어 AI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에 진출한 해외 유니콘 AI 기업은 지난 21일 국내 본격 진출을 선언한 일레븐랩스와 △오픈AI △앤트로픽 △코히어 △안두릴 등 총 5개다. 지난 20일 방한한 마티 스타니셰프스키 일레븐랩스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국내 파트너들과 만나 파트너십에 대해 논의했다. 주요 고객사인 크래프톤, 이스트소프트 등 기업들을 비롯해 투자사 네이버와 LG유플러스 등과도 네트워킹 차원의 만남을 가졌다. 스타니셰프스키 CEO는 "다양한 기업 외에도 한국의 AI 업계 전문가도 만나 시장 진출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일레븐랩스는 영국과 미국 뉴욕을 본거지로 둔 오디오연구 개발 전문기업이다. 전통 더빙 방식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 음성 특화 언어모델과 솔루션을 지원한다. 특히 지난 2023년 출시한 AI 기반 텍스트-음성 변환(TTS) 툴을 통해 사실적인 음성 복제 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음성AI 분야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간 이용자 수(MAU)는 5000만명 이상으로, 네이버와 LG유플러스 등 국내 기업도 참여한 시리즈C 투자 유치까지 끝내며 66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평가 받았다.
스타니셰프스키 CEO는 지난 21일 간담회에서 "한국을 아시아 AI 음성 허브로 도약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일레븐랩스는 지난 1월부터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내년 초 사무실을 연다. 현재 GTM(Go-To-Market)팀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내 채용 규모도 늘린다. 국내에 자사의 AI 음성 상품을 출시하고, 자사의 AI 복제 목소리를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아이코닉 보이스'에 한국 유명인도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일레븐랩스는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올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다른 AI 기업들도 국내 사업 전개와 더불어 국내 기업들과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지난 10월 첫 협업 결과물 '챗GPT 포(For) 카카오'를 내놓은 오픈AI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AI 기업들은 대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 스타트업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유니콘 AI 기업들이 국내에 적극 진출하는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높은 AI 수용력,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등이 꼽힌다. 홍상원 일레븐랩스 한국지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서비스 기준이 한국 시장을 최적 시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한국에서 성공은 곧 글로벌 성공의 지표라는 점에서 일레븐랩스는 한국을 아시아 진출의 핵심 거점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해외 AI 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에 국내 기업도 파트너십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AI를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모든 분야에 리소스를 투자할 수는 없다"며 "개발과 별도로 특정 분야의 기술은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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