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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네수엘라 마약 조직 테러 단체 지정...침공 사전 준비?

파이낸셜뉴스 2025.11.17 10:29 댓글 0

美 국무부, 베네수엘라 '태양 카르텔'을 '외국테러조직(FTO)' 지정한다고 밝혀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이 태양 카르텔의 수장이라고 주장
침공 전에 정치적 구실 만들 수도...'전쟁 아닌 마약 소탕 작전'
美 해군 항모, 카리브해 진입...1989년 파나마 침공 이후 최대 병력


미국 해군의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CVN-78)이 포함된 항모 전단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대서양을 건너는 가운데 미국 공군의 B-52 폭격기와 호위기들이 항모 전단 위를 지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해군의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CVN-78)이 포함된 항모 전단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대서양을 건너는 가운데 미국 공군의 B-52 폭격기와 호위기들이 항모 전단 위를 지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현지 마약 조직과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했던 미국 정부가 문제의 조직을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이는 향후 베네수엘라를 공격시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이 아닌 테러조직 소탕 작전으로 의미를 축소해 그에 따른 정치적 절차나 후폭풍을 축소하려는 포석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 기반 범죄조직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태양 카르텔·이하 솔레스)’를 언급했다. 그는 "미국 국무부는 솔레스를 11월 24일부로 FTO로 지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취임 이후 미국 내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남미 마약조직들을 직접 소탕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월 트렌데아라과, 마라 살바트루차(MS-13), 시날로아 카르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카르텔레스 우니도스, 노레스테 카르텔, 걸프 카르텔(카르텔 델 골포), 라 누에바 파밀리아 미초아카나(미초아칸 새가족)를 포함한 8개 마약 조직을 FTO로 지정했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솔레스를 FTO로 지정하지 않았으나 각종 제재를 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7월에 솔레스를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로 지정했다. FTO와 SDGT 지정 모두 테러 조직을 규제하는 조치지만 일반적으로 FTO로 지정될 경우 더욱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1기 집권기부터 마두로 축출을 논의했던 트럼프는 솔레스와 마두로가 같은 배를 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1기 정부는 이미 지난 2020년 3월에 마두로를 마약 테러,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1500만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마두로 현상금을 2500만달러로 올렸다. 트럼프는 지난 2월 발표에서 마두로가 솔레스의 실질적인 수장이라고 주장했으며 지난 8월에는 해당 금액을 5000만달러(약 728억원)로 상향했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루비오는 16일 성명에서 "베네수엘라 기반의 솔레스는 마두로와 베네수엘라의 군대와 정보기관, 입법부, 사법부를 부패시킨 마두로 정권의 고위직들이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두로와 그의 측근들은 베네수엘라의 합법 정부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솔레스는 트렌 데 아라과와 시나로아 카르텔 등 다른 지정 FTO와 함께 우리 반구 전역의 테러 폭력과 미국과 유럽으로의 마약 밀매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의 국가안보 이익을 보호하고 마약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자금 및 자원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마두로 축출 작전을 마약조직 소탕으로 규정할 경우 베네수엘라에 무력을 쓰기 쉬워진다. 미국 헌법상 외국에 대한 전쟁 선포 권한은 의회에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베네수엘라에서 곧 지상 작전이 펼쳐질 것” 이라며 “의회에 보고하겠지만 선전 포고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8월부터 베네수엘라 근해에 미국 해군을 파견해 베네수엘라 선박을 공격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는 미국 해군이 마약 운반선을 제거하고 있다며, 해당 조치가 전쟁 행위가 아닌 마약 척결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해군은 16일 발표에서 지난달까지 지중해에 있던 미국 해군의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CVN-78)이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미국 해군은 "세계 최대 포드 항모가 이끄는 항모전단이 16일 애너가다 항로를 통과해 카리브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미국 해군은 항모 전단이 트럼프의 마약 테러 대응 지시에 따라 이동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 항모전단은 우리의 맞닿은 국경과 해상 영역을 악용하는 범죄 조직을 격퇴하고 해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던 스피어' 합동 태스크포스의 일환으로 이미 카리브해에 배치된 이오지마 강습상륙 준비단 및 이에 탑승한 해병 원정대 등과 합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AP통신은 포드 항모전단의 투입으로 서던 스피어 작전에 투입된 미국 해군 함정이 약 10척이며 병력은 1만2000명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이번 카리브해 군사력 증강은 1989년 미국의 파나마 침공 이후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AP뉴시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AP뉴시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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