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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이달 들어 코스피가 숨 고르기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관심은 코스닥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이어진 대형주 중심 랠리가 주춤해지자 그동안 소외됐던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바이오 업종이 코스닥 반등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며 업종 지형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3~14일 코스피는 -2.34% 하락한 반면, 코스닥은 -0.28% 하락에 그치며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150 헬스케어’는 11.58% 상승하며 코스닥 업종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KRX 헬스케어’(9.58%)와 ‘KRX 300 헬스케어’(9.59%) 역시 전체 업종 가운데 각각 2위·1위에 올랐다. 최근 시장 조정 국면에서도 바이오 업종만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독주한 셈이다.
외국인 수급에서도 바이오 쏠림은 더욱 뚜렷하다. 같은 기간(11월 3~14일)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셀트리온으로 3783억원이 유입됐다. 알테오젠은 1183억원으로 4위, SK바이오팜은 898억원으로 6위를 기록했다. 주요 바이오 종목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외국인 수급 흐름이 대형주에서 바이오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직전 석 달과 명확한 대비를 이룬다. 지난 석달(8월 1일~10월 31일)간 코스피는 26.56%, 코스닥은 11.82% 상승한 반면 바이오 지수들은 4~7%대 상승에 그치며 업종별 하위권(18~19위)에 머물렀다. 반도체·조선·방산 등 대형주 랠리에 밀려 철저히 소외됐던 바이오가 11월 들어 상승률 1~2위권으로 급반전한 것이다.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은 글로벌 기술이전 모멘텀에 힘을 얻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미국 제약사 릴리와 최대 3조8072억원 규모의 BBB(혈뇌장벽) 투과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뒤 상한가를 기록했고, 이튿날에도 급등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빅파마의 선택적 투자 기조가 맞물리면서 기술 경쟁력이 부각되는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바이오 강세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외국인의 ‘중기 모멘텀 로테이션’이 본격화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 과열된 반도체·AI 랠리 이후 외국인 자금이 기술이전 가능성과 성장 동력이 뚜렷한 바이오로 이동하는 선제적 흐름이라는 것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 바이오주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9~10월 연속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점도 업종 분위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경험적으로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 수출은 가을~겨울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환경을 고려할 때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은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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