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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지킨 우직한 뚝심, 라면의 원조 '삼양1963' 출시 [현장]

파이낸셜뉴스 2025.11.03 15:31 댓글 0

3일 오전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열린 '삼양1963' 신제품 출시 발표회에서 김정수 <span id='_stock_code_003230' data-stockcode='003230'>삼양식품</span> 부회장이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3일 오전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열린 '삼양1963' 신제품 출시 발표회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때 오해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삼양식품이 이제는 K푸드 상징이자,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고인이 되신 시아버님 전종윤 명예회장의 한을 조금은 풀어드린 것 같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삼양1963'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삼양식품은 이날 우지(소 기름)로 만든 라면인 '삼양1963'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우지 파동이 일어난 1989년 11월 3일로부터 정확히 36년 되는 날 '우지 라면'이 부활한 셈이다. 삼양식품은 우지 파동 이후 라면에 우지를 쓰지 않고, 팜유만 사용해왔다.

삼양1963은 후레이크에 동결 건조 방식을 사용해 원물의 맛을 최대한 살렸다. 수프는 우지와 팜유의 최적의 조합으로 소고기, 닭고기 풍미에 해산물로 감칠맛을 더했다. 여기에 무와 대파, 청양고추로 얼큰함을 강조한 국물을 완성했다.

김 부회장은 '삼양라면의 귀환'이라는 말 대신 '라면의 귀환'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라면을 출시한 삼양식품의 자부심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장 외부에 마련된 흑백사진에는 1906년대 초 전종윤 회장이 제면기를 구입하기 위해 일본 행 비행기를 타는 흑백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전 회장은 한국전쟁 이후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꿀꿀이죽으로 배고픔을 달래던 이들을 보고, 국민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1963년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삼양라면은 국내 최초의 라면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1989년 11월 삼양식품을 비롯한 라면회사들이 미국산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는 이른바 '우지 파동'으로 나락의 길을 걸었다. 삼양식품의 시장 점유율은 31%에서 10%이하로 급락했고, 수백명이 회사를 떠났다. 라면 업계도 재편됐다. 이후 우지는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돌이킬 수는 없었다.

최근에는 우지를 사용한 원조 삼양라면에 대한 그리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실제, 많은 요리 유튜버들이 수제로 만든 소기름으로 라면을 끓이는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대부분의 라면은 식물성 기름인 팜유를 사용해 라면을 튀긴다. 우지와 팜유는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거의 같고, 풍미를 제외하면 대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삼양1963은 모든 임직원의 염원으로 완성된 제품"이라며 "진심을 담은 맛 좋고, 영양가 많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프리미엄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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