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임상 1상서 감량 효과
장기 안정성·제형기술 등은 과제
만성질환인 비만 극복을 위해 제약업계가 관련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주사제 대비 복용이 쉽고 접근이 쉬워 강점이 있지만 장기안정성과 효과지속성 등 상용화까지는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경구용(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ID110521156)은 임상 1상에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위장관계 부작용도 비교적 경미해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계열 약물 '오포글리프론'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 약물은 임상 3상 단계에서 긍정적인 체중 감량 및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이 이뤄질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 역시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경구제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대부분 주사제 형태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주사를 자주 몸에 찔러야 하는 부담이 크고, 장기 복용에서 순응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알약 형태로 복용 가능한 경구제는 복약 편의성, 접근성, 비용 절감 측면에서 시장 수요가 높아 주사제 시장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중이다.
다만 경구용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분명히 있다.
초기 임상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해도 장기 안정성 문제가 있다. 고용량·장기 투여 시 간 독성, 위장 장애, 췌장 관련 부작용 등 잠재적 위험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허가를 위해선 최소 1~2년 이상 장기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또 체중 감량 효과가 단기간에만 나타나는지, 장기 유지가 가능한지 입증도 필요하다. 경구 제제 특성상 위산·효소에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흡수돼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제형 기술 완성도도 필요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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